일인당 12억6천만원이라는 돈이 어디 우리네 서푼밖에 안되는 민초들이 평생 자식새끼 일자 불학무식으로 안 가르치고 마누라 입에 거미줄 치고 살아도 감히 모을 수 있는 돈입니까. 2백만원짜리 월급쟁이가 6백30개월동안, 즉 52년간 서울역 대합실에서 살며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겨우 모을 수 있는 돈이 12억6천만원입니다.
감사원이 이런 돈을 좀 제대로 관리하라고 했더니 감독기관에 계시는 분이 “불을 끄려다 보면 화단을 밟을 수 있고 창문도 깨트릴 수도 있고 또 필요 이상으로 물을 많이 쏟아 부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연합통신 11월29일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분은 LA 경찰이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를 너무 많이 보신 모양입니다. 도시 절반을 때려 부수고도 범인을 잡았다고 빙긋이 웃으며 돌아서는 폴리스는 영화 속에서는 초등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네 현실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사회 곳곳에서 특히 지체 높으신 분들에게서 더욱 잊혀져 가는 것이 일을 저질러 놓고도 잘못했다고 용서를 비는 말들인 것 같아 혹시 용서를 구하는 우리말을 망각하지나 않았나 하여 생각나는대로 사죄할 때 쓰는 말들을 찾아 열거 했으니 참고 하시기 바라며 우리 민초들은 요즘 주위에 조폭이 상당히 흔해지고 또 영화를 보면 의리도 있고 공분을 느낄 줄 아는 이도 있는 것 같으니 우리네 금쪽같은 사적 자금을 조금이라도 찾아 달라고 매달리고 싶어지는 연말이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