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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십시오. 여러분

강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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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12-02 21:52

[기자수첩] 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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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십시오. 사과드립니다. 공적자금을 우리 전국민 개개인들이 부담해야할 사적자금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아무래도 제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본보 11월 12일 저동칼럼) 공적자금은 이제 보니 우리 전국민들의 사적자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공적자금은 상당폭 공적 자금을 지원 받은 ‘부실금융기관 임직원과 부실기업 경영인들의 사적 자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두명의 한두푼이 아니었습니다. 무려 6조6천5백45억원이란 돈이 5천2백81명의 사적자금이었습니다. 평균 일인당 12억6천만원이나 되는 사적자금, 즉 개인재산이었던 것입니다. 민초들이 젖먹이 달달 떠는 손가락에서 돌반지 빼고 있을 때 어떤 분들은 망해가는 회사에서 빼낸 돈을 망해가는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보관하는 것이 불안해서 안 망하는 금융기관을 찾아 해외로 빼돌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건방지게 일개 월급쟁이요 서민 주제에 이런 큰돈을 감히 제 사적 자금이라고 말하다니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일인당 12억6천만원이라는 돈이 어디 우리네 서푼밖에 안되는 민초들이 평생 자식새끼 일자 불학무식으로 안 가르치고 마누라 입에 거미줄 치고 살아도 감히 모을 수 있는 돈입니까. 2백만원짜리 월급쟁이가 6백30개월동안, 즉 52년간 서울역 대합실에서 살며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겨우 모을 수 있는 돈이 12억6천만원입니다.

감사원이 이런 돈을 좀 제대로 관리하라고 했더니 감독기관에 계시는 분이 “불을 끄려다 보면 화단을 밟을 수 있고 창문도 깨트릴 수도 있고 또 필요 이상으로 물을 많이 쏟아 부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연합통신 11월29일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분은 LA 경찰이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를 너무 많이 보신 모양입니다. 도시 절반을 때려 부수고도 범인을 잡았다고 빙긋이 웃으며 돌아서는 폴리스는 영화 속에서는 초등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네 현실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사회 곳곳에서 특히 지체 높으신 분들에게서 더욱 잊혀져 가는 것이 일을 저질러 놓고도 잘못했다고 용서를 비는 말들인 것 같아 혹시 용서를 구하는 우리말을 망각하지나 않았나 하여 생각나는대로 사죄할 때 쓰는 말들을 찾아 열거 했으니 참고 하시기 바라며 우리 민초들은 요즘 주위에 조폭이 상당히 흔해지고 또 영화를 보면 의리도 있고 공분을 느낄 줄 아는 이도 있는 것 같으니 우리네 금쪽같은 사적 자금을 조금이라도 찾아 달라고 매달리고 싶어지는 연말이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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