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생보사인 한일생명 인수를 놓고 금감원과 트리플아이의 주도권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22일 트리플아이는 한일생명 대주주인 쌍용양회와 지분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다음달 7일 130억원의 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트리플아이의 자금조달계획서 등에서 자구계획 및 계약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지 않고 있어 증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낮아 한일생명에 대해 경영개선명령 부과를 강행했다. 이로인해 한일생명은 다음달 13일까지 지급여력비율을 100%이상 충족시키거나 경영정상화 계획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또한 130억원 증자대금에 대한 금감원과 트리플아이의 의견 조율 등 한일생명 매각작업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양측이 추가로 의견조율을 가질 경우 매각이 의외로 쉽게 마무리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리플아이는 금감원의 몇 개 대형 투자회사와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약속받은 상황에서 증자자금 규모가 커 납입하는데 신중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증자 자금을 지금 납입하면 돈이 묶이는데다 정확한 한일생명 실사 후 자사가 추진하는 사업과 병행해서 추진하다보니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리플아이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금융포털회사 설립을 위해서도 한일생명인수 대금을 조만간 납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회사 설립을 위해서는 300억원의 설립 자본금이 필요하지만 한일생명의 경우 130원의 증자 참여로 대주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에서는 금감원이 한일생명 매각과 관련, 트리플아이가 쌍용양회와 계약을 체결하다 보니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증자를 약속한 삼애인더스가 약속을 이행하지 못해 대한생명이 다시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것도 금감원이 이번 인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한 요인이다.
한편 트리플아이는 보험 중심의 새로운 금융포털회사로 금융전문가들의 실무 연구 작업을 거쳐 한국 실정에 맞는 선진 금융기법을 개발해 지난 6월 설립됐다. 자본금은 30억원이며 연세대 교수와 보험학회 고문직 등을 거친 트리플아이의 박승전 대표를 비롯, 전문인력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플아이는 한일생명 인수후 아이골든라이프(가칭)라는 아시아 최초의 생명보험 인터넷 회사를 설립, 차별화된 서비스를 펼칠 계획이다. 우선 300여명의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일대일 자산 관리를 통한 보험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