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외국계증권사들이 국내 브로커리지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할 전망이다. 또한 이들 외국계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투자은행등 선도증권사 탄생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증권에 이어 국내 대표적인 증권사인 대우증권의 해외매각이 본격화됨에 따라 외국계 자본에 의한 업계 구조개편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소식통에 따르면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우증권의 해외매각을 결정하고 연내에 매각 협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대 대우증권의 해외매각을 통해 국내 선도증권사 탄생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를 통해 시장 자율적인 업계 구조개편을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대로 현대 대우증권의 해외매각이 성사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과 업계 구조개편 작업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증권사의 텃밭인 브로커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 인수로 영업기반을 가지게 된 외국계증권사들이 선진금융기법과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브로커 시장을 공략할 경우 토종 증권사들이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현재 순수 외국계증권사들의 국내 브로커 시장 점유율은 5%내외에 불과하다.
여기에 굿모닝 서울 리젠트 일은증권등 경영권이 외국자본에 넘어간 증권사들을 포함하면 점유율은 15%정도. 하지만 현대 대우증권의 매각이 성사되면 이들 외국계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시장 점유율은 35%까지 대폭 상승한다.
이에 대해 업계전문가는 “현대 대우증권의 매각이 성사될 경우 국내 토종 증권사들은 브로커 시장에서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브로커 시장의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들의 경우 자율적인 구조개편이 불가피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외국계증권사들이 브로커 시장의 영업기반을 확보할 경우 국내 선도증권사 탄생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들 외국계증권사들은 세계 곳곳에서 선진금융기법와 영업구조를 통해 대형화 및 투자은행을 이룩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계증권사들은 대형화 및 투자은행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이미 국내 증권업에 대한 노하우도 습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 밑거름이 되는 브로커 시장만 확보하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외국계들 사이에서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으로 인식된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 기반이 마련되면 대규모 물량공세가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