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주룽지 총리의 ‘차스닥시장 개설 보류’ 발언이후 국내 벤처업계와 금융계 전반에 화류(華流) 열풍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시장 진출을 추진하던 일부 벤처캐피털, M&A부띠끄와 금융기관들은 중국진출 계획을 일부 보류하거나 백지화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차스닥 개설 시기를 둘러싸고 전망이 난무한 가운데, 홍콩 신문에 따르면 중국 주룽지 총리가 지난 6일 “증권시장을 아직 정돈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차스닥 개설을 준비할 경우 A,B주로 나누어 운영돼온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시행착오 및 취약점들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며 “차스닥 개설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WTO가입에도 불구하고 당장 증시를 개방할 수 없다”고 강조한 뒤 “외국자본 유입이전에 A주 시장의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진출을 준비하던 국내 벤처업계에 금융기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중국진출을 준비하던 컨설팅사 한 관계자는 “차스닥 시장 개설에 따른 기대감과 중국인들의 성향이 중국 벤처투자와 맞아 떨어져 전주(錢主)를 모아 중국시장에 진출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당분간 차스닥 시장 개설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를 전면 보류한 상태”라며 “2년전 코스닥 열풍에 따른 대박을 차스닥시장에서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3000만달러 규모 차이나펀드 결성을 추진중인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도 당분간 펀드레이징 업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프론티어 글로벌화를 위해 펀드결성에 전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기관 공제회등 기관투자자들의 조합출자가 예상보다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펀드 설립과 현지법인 설립 등에 관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간 코메르쯔자산운용과 한투와 대투, 삼성증권 등도 중국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G벤처 자회사인 TG아시아벤처스와 KTB네트워크는 직접적인 투자 활동보다는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기관과 벤처캐피털이 중국의 WTO 가입과 차스닥 설립 등 자본시장 활성화를 예상하고 중국 진출을 추진했으나, 주룽지 총리의 WTO가입에 상관없이 증시를 당장 개방할 수 없다는 입장 표명으로 추진계획에 혼란을 겪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산은캐피탈 한 관계자는 “중국이 추진한 벤처투자 관련 개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금융시장의 미비가 가져온 회수루트의 부족”이라며 “이는 중국의 벤처투자가 여전히 초기단계에 있으며, 운영메카니즘 역시 규범화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