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ATM기 8백대 도입…주택은행 ‘절반의 선택’

김춘동

webmaster@

기사입력 : 2001-11-04 21:11

시중은행 인가신청…은행경영 위한 장기포석인 듯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SK그룹 행보 집중 주목해야

대기업 vs 은행 대결구도 가시화


유수의 대기업과 보안 및 결제 관련 벤처기업 20여개社가 자본금 1000억원의 인터넷은행 ‘브이뱅크(가칭)’를 설립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이번주중으로 은행설립을 위한 ‘브이뱅크컨설팅’을 발족하고 사업계획서와 서비스 관련 자료를 확충해 내년 1분기중으로 시중은행 설립인가 신청서를 제출키로 했다. 설립인가가 나는 대로 시스템 구축작업에 착수해 내년 말부터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오프라인 인프라와 연계되지 않은 인터넷은행이 가지는 한계는 분명하다. 지난해 초 국내 은행권에서도 활발한 검토가 있었지만 타당성을 검증 받지 못했고, 세계적으로도 ‘인터넷전문은행(Only Internet Bank)’은 그다지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전형을 보여준 ‘에그뱅크’, ‘SFNB(Security First Network Bank)’ 등의 사례는 오프라인과 병행되지 않은 온라인 은행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준 사례였다. 다만 캐나다처럼 인터넷은행이 적절한 수익을 창출하면서 성공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은행은 저비용으로 고수익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본인식과는 달리 높은 위험에 비해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가 크지 않다.

초기 투자비와 계속되는 인프라 업그레이드는 지속적이면서도 대규모의 투자를 요구하며, 보안 등 비대면 비즈니스의 특성에 따른 사고의 위험도 크다. 반면 틈새시장을 공략해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은행업무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일반 기업이 진출할 경우 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된다. 획기적인 금융노하우를 단시일내에 확보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아래 자금운용처도, 노하우도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프리미엄과 낮은 수수료로 경쟁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국내 시중은행의 수수료 수입 의존도만 보더라도 사실은 더욱 명백해진다.

그렇다면 이번 인터넷은행 설립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첫번째는 호시탐탐 은행업 진출을 노리고 있던 대기업들의 장기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어차피 참여 벤처기업들은 인터넷은행에 인프라만 공급하더라도 손해나지 않는 장사가 가능하다. 문제는 대기업의 의도다.

외형은 인터넷은행이지만 시중은행으로 인가신청을 계획하고 있는 측면이나 외국금융기관의 투자를 유치해 지분율을 높이려는 점에서 향후 진로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당장 개인금융에 주안점을 두고 인터넷은행으로 시작하지만 언제든지 다른 전략을 취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두고 있다.

두번째 주목해야 할 부문은 SK그룹의 행보다. 이번 은행설립에는 SK텔레콤과 ㈜SK가 동시에 참여한다. SK그룹은 SK텔레콤의 무선통신사업과 ㈜SK의 OK캐시백을 통해 막강한 고객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향후 몇 년내 ‘OK캐시백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그룹은 이처럼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풍부한 인프라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결제시장 진출을 엿봐왔다. 자체 IC카드사업을 통해, 전자화폐사인 비자캐시를 통해, 모바일결제서비스를 위한 모네타 카드를 통해 SK그룹은 결제시장 재패에 대한 야심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캐시백 포인트를 통한 결제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SK측의 의도는 공동사업 경험이 있는 은행 및 카드사들의 평가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SK측은 공동사업에 있어 절대로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단독으로 강행하면서 카드사와 마찰을 빚었고, 모네타카드 출범시에도 빈축을 샀다.

SK측의 이러한 야심이 인터넷은행에 적용된다면 전통적인 은행업 개념에서 벗어난 파워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청소년에서 중장년에 이르는 풍부한 고객층과 높은 로열티, 무선통신 인프라를 적절하게 활용할 경우 카드 및 대출 등 전통적인 은행업은 물론 다양한 결제서비스가 가능해져 확실한 수익모델 확보가 가능해진다. 롯데와도 이미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인터넷 혁명의 와중에서 결제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은행권에는 심각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개인금융 부문에서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막연하게 전망되던 일반 기업과 전통적인 금융기관간 경쟁이 국내에서도 현실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과거 거래자간 자금과 정보의 흐름과정에서 핵심적인 결제창구를 맡아왔던 은행업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수도 있다.

IT기술과 인터넷으로 무장한 대기업들이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인터넷금융기관 설립 및 전자금융 활성화를 위한 법규를 내년 상반기까지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는 코오롱측이 회장을 맡고 있는 전경련 e비즈니스위원회는 전자거래기본법, 전자서명법, 전자자금이체법 등 전자상거래기본 3법의 통일적인 제정을 요구한 바 있으며, 최근 재경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전자금융거래에 관한 기본법을 마련해 금융디지털화를 촉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적인 요건은 마련되는 셈이다.

결국 인터넷은행 설립은 당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 정부는 일단 은행설립에 필요한 법적 요건을 갖추면 설립을 허가하겠지만 수익성, 보안성, 예금자 보호를 들어 시기상조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허가 과정에서 산업자본의 은행경영 참여 및 대기업 인프라를 은행업에 활용했을 경우 금융업종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