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금융감독원의 ‘금융기관 재해복구센터 구축 권고안’ 발표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각 은행은 내년 말까지 권고안 기준대로 3시간 이내에 재해복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산통합, 특수은행의 방대한 시스템 규모, 차세대시스템 오픈 등 여건상 금감원이 정한 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이와 관련 감독당국과 은행이 별도의 절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재해 발생시 3시간 이내에 업무 및 거래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곳은 외환 주택 신한 하나은행 등이다. 이외 한미 한빛 등 20~24시간이내에 재해복구가 가능한 은행과 농협 국민 조흥 등 별도의 재해복구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곳은 금감원 권고안의 기준에 맞춰 내년까지 자체 백업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
현대정보기술로부터 핫사이트 방식의 백업서비스를 받고 있는 한미은행은 내년에 미러링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계정계 뿐만 아니라 카드계 대외계 등으로 재해복구 범위를 확대하고 미러링으로 복구 방식을 전환하면 평균 20시간 정도가 걸리는 복구 시간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될 전망이다.
한빛은행은 차세대시스템과 우리금융지주회사내 계열사들의 전산통합이 완료되는 2003년 2월이후, 지주회사 차원에서 미러링 방식의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그 이전에 재해복구 시설을 구축하면 전산통합과 차세대시스템 오픈 이후 호스트 등을 다시 구입해야 하는 등 중복 투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현재 삼성SDS와 과천 구미간 통신요금을 무료로 하는 방안을 협상중”이라며 “이 협상이 타결되면 미러링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택은행은 올해 8월초 미러링 방식으로 계정계 중심의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 완료했으며 연말까지 이를 대외계 정보계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은행과 합병하는 11월 이후에는 합병은행의 백업센터 구축을 추진하게 된다. 합병후에는 주택 국민은행의 전산센터중 한곳을 백업센터로 바꿀 수 있어 시설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자체적으로 추진해 오던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계획을 접고 주택은행과 합병은행의 백업센터 구축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농협은 오는 연말 수원의 구 축협 전산센터에 구축한 재해복구시스템의 본 가동을 시작한다.복구 목표시간은 24시간이다.
우선 웜사이트와 핫사이트의 중간 방식으로 기본적인 재해복구시설을 구축했으며 내년에는 은행 업무에 필요한 메인프레임, 경제사업 부문의 엔터프라이즈 서버 등을 대규모로 도입해 완전한 핫사이트 방식을 구현, 복구 목표시간을 단축하게 된다.
조흥은행은 청주의 구 충청은행 전산센터에 재해복구시스템을 갖추고 내년 1~2월중 가동에 들어간다.
금감원이 정한 재해 복구 목표 시간은 3시간 이내지만 일단 이에 근접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말까지 이를 개선해 간다는 계획이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