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가 돌연 상장을 연기함에 따라 그 배경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LG카드가 내세운 공식적 이유는 美 보복테러로 인한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워버그 핀커스(Waburg Pincus)등 대주주들의 연기의사 표명이다.
그러나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공모청약 예정일을 일주일도 채 안 남겨놓은 상황에서 LG카드가 무기한 상장을 연기한 이유치고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장 현실적인 이유로 꼽히는 것이 공모가. 지난 8일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주간사인 대우증권이 제시한 공모가는 3만4000원인데 반해 LG카드 및 기존 주주들은 4만원선을 기대했다고 대우증권 관계자는 설명했다.
즉 대우증권과 LG카드간 공모가 산정이 쉽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이날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은 647개이며 청약경쟁률이 18대1로 평균 수준에 머문 것도 상장 연기의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대우증권 관계자는 “LG그룹 차원에서 이달 15~16일에 걸쳐 실시하려 했던 LG텔레콤의 유상증자 계획이 시장상황 악화로 취소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카드가 미 테러 같은 외부적인 악재에도 불구 테러직후 IR을 실시하는등 일시적으로 상장을 밀고 나가려다가 나중에야 연기한 것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LG산전이 보유한 LG캐피탈 주식 832만주를 주당 3만4961원에 투자회사인 체리스톤(Cherrystone Investment Holdings Ltd.)에 매각할 당시 체리스톤이 연내 상장을 옵션으로 요구했다는 설이 있다”고 말했다.
즉 이에 따라 LG카드는 주식시장 악화에서 불구하고 상장을 서둘렀다는 추측도 제기될 수 있다.
한편 LG카드 상장이 연기됨에 따라 올 12월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외환카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티은행과의 매각협상이 불발로 끝난 상황에서 외환은행이 금감원과 맺은 경영개선계획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외환카드의 상장은 불가피하지만 LG카드 상장이 연기되면서 다소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우려에서이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물론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매각이 무산된 상황에서 외환카드 상장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스케줄대로 올 12월쯤 상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