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벤처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IT산업 침체와 미 테러사건이후 경기불황의 골은 어느덧 국내 벤처경기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전반적인 벤처경기 침체에 따라 많은 창투사들의 투자성과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창투사는 자기자본 범위내에서 투자실적을 유지함으로써 재무안정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겠지만 저조한 투자실적은 향후 투자를 위축시키게 하는 굴레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무한기술투자는 외부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해 자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형 창투사들은 그저 코스닥 시장과 무너져가는 투자업체들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창투업계내에서 상대적으로 설립된지 오래된 업체들의 경우 투자에 대한 트랙레코드가 형성되어 있고 이를 통해 형성된 잉여금과 실적에 따른 차입 등으로 투자를 활발하게 하는 반면, 소형 창투사는 대부분 벤처열풍이 불던 지난 99년말 전후로 생겨 투자성과도 빈약하고 외부자금조달 능력도 대형사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
업계 상위 20여 창투사가 업계 전체 투자금액의 절반을 투자하고 있는 것에 비해, 나머지 120여개 소형 창투사의 투자실적은 전체 투자규모의 절반도 안돼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이다.
올해 들어서 국내 창투사의 증가세는 감소된 반면 투자조합 결성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조합 결성의 몫도 상위20여사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 나머지 120여 창투사는 자기자본만 까먹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대영창투, 왕창투, 라이트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창투사 면허를 자진반납하고 투자 자산 처리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소형사간의 M&A가 활발해지고 일부 업체는 퇴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벤처겨울’ 도래가 확실시 됨에 따라 창투사들은 향후 부실자산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순이익 시현시 부실자산에 대한 감액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창투사들은 지속적인 투자성과를 창출해 부실자산에 대한 감액, 판관비, 이자비용 등을 충분히 보전하고도 남는 영업력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업체간 M&A나 연합(창투사간 전략적 제휴)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형화가 필수적인 것이다. 다만 합병을 통한 덩치불리기가 아니라 대형펀드 결성을 위한 각사의 트랙레코드 결합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최근 투자재원조달은 정부관련 기금을 통해 조성하는 조합결성이 눈에 띄고 있으며, 향후 연기금이 참여하는 투자조합 결성도 증가하고있어 조합결성에서 트랙레코드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실자산 처리와 업체간 M&A와 함께, 중기청의 창투사 통합전산망이 가동되고 락업제도 완화 등 창투사 제도적 시스템이 정비되면 창투사는 벤처산업의 젖줄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