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은행이 전산통합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국민-주택은행 합병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가트너, 딜로이트, 액센추어, 캡제미니언스트영 등 컨설팅펌 4사에 대해 전산통합 컨설팅과 관련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전산통합을 위한 컨설팅은 이번 달 중순부터 8주간 진행되며 12월말쯤이면 합병은행의 전산 플랫폼이 최종 결정되게 된다.
이에 따라 컨설팅 과정에서 합병은행 시스템 선정을 놓고 국민-주택은행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고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주택은행이 전산통합을 위한 컨설팅 사업자 선정에 착수했다. 액센추어 등 4사에 제안요청서를 발송한 합병추진위원회는 오는 10일까지 제안서를 마감, 늦어도 이번 달 중순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컨설팅에 착수할 계획이다. 기간은 8주.
국민-주택은행 양측은 최종 컨설팅 보고서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정상 최종 컨설팅 보고서가 나오는 12월말쯤이면 합병은행의 통합 시스템이 결정될 전망이다.
합추위는 제안요청서 발송을 위한 컨설팅펌 선정과 관련 4가지 기준을 통해 대상업체를 결정했다. 우선 세계 50대 규모에 포함된 컨설팅펌 가운데 서울사무소를 가지고 있고 IT 및 PMI(Post Merger Int
egration) 경험을 가진 사업자로 한정했다.
최근 1년간 두 은행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컨설팅펌도 제외됐다. 이에 따라 EDS와 AT커니, PwC, KPMG 등 상대적으로 국내 금융권에서 컨설팅 경험이 많은 사업자들이 RFP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전산통합 컨설팅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규모에서 앞선 국민은행과 합병은행장을 배출한 주택은행의 치열한 기싸움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상업-한일, 하나-보람은행 등의 사례를 통해 살펴볼 때 컨설팅의 공정성 및 객관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갈등을 최소화하고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컨설팅 조차 실효성이 의심 받고 있는 것.
실제로 컨설팅 과정에 함께 참여하게 되는 국민-주택은행측의 갈등은 물론 컨설팅펌에 대한 로비戰까지 우려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과거 전산통합 컨설팅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며 “합병 국민은행이 선진 우량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전산통합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두 은행의 성숙한 모습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