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IT비용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식시장 침체로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IT비용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증권사들은 네트워크간 데이터 압축솔루션 도입, 지점 BP(Branch Processor) 축소, 공동 원장이관, 파워서비스 등을 통해 IT비용 절감에 골몰하고 있다.
실제로 증권사 경영예산 중 IT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게는 50%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e비즈니스 열풍이 불면서 경쟁적으로 도입한 신시스템의 유지보수 비용은 엄청난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증권은 시세 전송방식의 UDP 전환, 주식호가 10단계 변경 등으로 인한 네트워크 증설에 대비, 데이터 압축솔루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네트워크 증설비용만 약 20억원이 넘기 때문에 압축솔루션을 활용, 회선 증설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동원증권은 유사시 백업용으로 구비한 지점 체크단말기를 줄이고 있다. 자체 백업시스템 구축과도 관련 비용절감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증권은 네트워크 부하를 줄이기 위한 압축솔루션 도입과 동시에 지점 BP 축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에서 통합 BP를 운영하면서 지점 BP 관리비용을 절감한다는 것.
SK 동부증권 등은 이미 지점 BP를 없애고 통합 BP를 운영하고 있다. 일은증권도 다음달부터 통합 BP 운영에 관한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몇몇 증권사는 평균 3~4대씩 비축해 놓던 PC 재고마저 없애고 필요할 때마다 이를 한대씩 구입하고 있다.
겟모어증권은 최근 트레이딩시스템을 제외한 전 시스템의 운영을 신영증권에 위탁해 파워서비스를 받기로 결정했다. 증권전산이 시스템 개발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데다 향후 베이스21 사용료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 전산비용 절감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베이스21 사용과 원장이관이 모두 부담스러운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겟모어증권과 같은 파워서비스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개 중소형 증권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공동원장이관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최근 제일투신은 비용문제로 원장이관 프로젝트 진행을 중단한 바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경영비용은 대부분 인건비와 IT비용”이라며 “주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은 당분간 ‘절약’이라는 화두에 매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