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기관들의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 금융인들의 재취업 전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학력 금융인력들의 벤처기업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실직자들의 벤처업계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벤처업계에 정착한 전직 금융인들은 취업 희망자의 경우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기존 퇴직자들의 실패사례를 잘 살펴 벤처기업 안착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이후 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금융인들의 벤처업계 성공적인 정착이후 또 다시 퇴직을 앞두고 있는 금융인들의 벤처업계 노크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금융인력 실업 7만8000여명에 재취업자는 24%인 1만 8959명에 그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실직 급증에 대해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금융기관 퇴직자를 재교육시켜 5000개의 IT 및 벤처기업에 취업을 알선키로 했다. 프로그램 개설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금융연구원, KAIST, KDI에 4개월 안팎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벤처업계에 정착한 금융인들은 이러한 정부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몸담았던 기관의 네트워크 활용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중요한 예가 전직 장기신용은행 출신들이 만든 장은출신 동우회인 ‘장은누리(klbnuri.co.kr) ’.
이 네트워크는 국민은행과 합병으로 사라진 장기신용은행 출신들이 벤처업계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특히 창투사와 벤처기업, 금융기관에 1200여명 장은출신이 두루 포진해 있다. 이 장은누리는 30여명의 명퇴자 및 실직자를 재취업해 장은 네트워크의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동남은행 전산부 출신들이 형성하고 있는 IT네트워크 역시 국내 금융 IT산업을 움직이고 있다.
이밖에 리스사 출신들의 벤처캐피털 심사역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증권사 출신들은 코스닥 등록전 벤처기업 IPO 업무수행을 위해 벤처업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금융기관 출신들이 주로 노크하는 곳은 창투사와 벤처기업 CFO 등이다. 전직 금융인출신 창투사 한 관계자는 “지난 99년 벤처열풍에 따라 수많은 금융기관 출신들이 창투사와 벤처기업에 자리를 잡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며 “지금은 벤처시장 상황이 침체되어 있어 높은 연봉을 받고 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벤처기업 CFO로 갈때는 자신이 투자유치를 위해 1회성 CFO로 가는것인지 아니면 회사 전반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가는 것인지 잘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은행권 뿐만 아니라 증권,신협 등 2금융권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금융권 실업자수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잠재 실업자들의 취업을 위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