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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지난 정건용 産銀 총재

박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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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5-20 17:11

‘금융의 달인’에서 ‘경영의 달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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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중요하지만 경영의 기본은 수익성”

시간 나면 일선 영업점 방문 격의없는 대화

수행비서 없애고 전직장관 인사청탁엔 ‘NO’



‘금융의 달인’에서 ‘경영의 달인’으로. 지난달 9일 금감위 부위원장에서 은행 경영자로 자리를 옮긴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가 취임 한 달을 넘기면서 경영자로서 연착륙하고 있다.

정총재는 시간이 나면 예고 없이 일선 영업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격의없이 대화를 나눈다. 가능한 빠른 시일내 국내외 점포를 한 바퀴 돌아보겠다는 생각이다.

관료출신 답지 않게 정총재는 취임후 의례적, 형식적인 것을 철저하게 배격하고 있다. 정총재는 취임과 동시에 자신의 수행비서를 과장에서 대리로 바꿨다. 그리고 웬만하면 수행비서 없이 혼자 다닌다.

정총재는 취임 축하차 들어온 난을 모두 일선 영업점들에 보냈다. 또 산은의 분위기를 밝고 발랄하게 바꾸는 데도 애쓰고 있다. 영업을 하는 곳의 분위기가 무겁고 관료적이어선 곤란하지 않겠냐는 것이 정총재의 생각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조직 개편을 하면서 점포관리실을 신설했다. 산은의 일선 영업점들이 밝고 깨끗한 통일적 이미지를 갖도록 해보겠다는 정총재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권위적이고 고압적일 것으로 예상했던 신임 총재가 매너리즘 배격에 앞장서고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서면서 산은의 분위기도 예전과는 크게 바뀌고 있다. 거액 적자와 대우차 매각 지연 등으로 자신감을 잃고 장래에 대한 불안에 떨던 조직이 지금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뭔가 해 보자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정총재는 국책은행인 산은의 역할과 관련, 경제성장의 투자재원을 조달하고 공급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영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상업은행의 기능 병행을 강조하면서도 “경영의 기본은 수익성에 두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과 공기업 민영화 강행 등으로 지난해 1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산은이기 때문에 올해는 어떻게 하든 흑자를 달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대표 차주로서의 역할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정총재는 부임 후 이익관리의 중요성을 감안, 항목별 비용수익 분석과 이에 따른 장단기 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다행히 산은은 올들어 4월말까지 7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익을 내고 있다. 정총재는 “올해 대우차 매각이나 현대 계열사 구조조정 변수 등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을 제외할 경우 투자은행 업무를 중심으로 최소 3000억~4000억원의 순익을 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총재는 “예대마진이 지난해에는 마이너스였으나 올들어서는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향후 1~2%를 목표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산은이 2년 연속 적자에서 탈피해 올해 흑자기조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대우차 매각에 따른 추가 손실 발생, 현대건설 및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출자전환 및 추가 여신 지원 등의 부담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구조조정의 사령탑 역할을 맡고 있는 최대 채권금융기관인 산은의 입장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산은은 현재 진행중인 기업 구조조정을 감안할 때 클린뱅크가 되기 위해서는 1조원 정도의 충당금 추가 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 정총재와 산은 관계자들은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은에 있어 공공성과 수익성의 갈등은 태생적 한계라고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두 가지 요인간의 상충이 IMF 위기 이후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산은은 이러한 딜레마를 지주회사제 도입을 통해 해결해 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총재는 산은의 지주회사 설립 문제와 관련 현재 컨설팅 작업을 진행중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측에 “어떤 바이어스(bias)도 없이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총재는 “컨설팅사 측이 산은의 입맛에 맞추려 하지 말고 용역비에 걸 맞는 질 높은 결과물을 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대다수의 컨설팅이 미리 결과를 전제하고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없지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같은 정총재의 발언은 문자 그대로 제로 베이스에서 지주회사 문제를 접근해 보겠다는 것으로, 컨설팅 결과에 따라서는 지주회사제 도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건용총재는 관료시절부터 평소 원칙과 소신을 강조하기로 유명하다. 산은 경영에 있어서도 정총재는 예외가 아니다. 단적으로 정총재는 부임후 임원회의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인사청탁을 하지 말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그런데도 이달초 인사를 앞두고 2명의 간부가 청탁을 하자 정총재는 두 사람에 대해 즉각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 정총재는 “전직 장관이 전화를 걸어 인사청탁을 하려 하자 ‘청탁을 하시면 당사자가 불이익을 받습니다’고 말하자 없었던 일로 하자며 전화를 끊더라”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총재는 국내 은행중 직원들이 가장 우수한 조직이 산은이며 산은은 다른 은행들 보다 항상 ‘한수 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총재는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발벗고 나서겠다며 조직에 헌신적이고 유능한 산은맨들이 있기 때문에 올해 흑자경영과 클린뱅크 달성을 확신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종면 기자 m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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