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인터넷 기업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한일 합작법인 형태로 국내로 들어오는 사례가 속속 등장, 눈길을 끌고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IT 시장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시장성을 잡기 위한 노력과 일본 업체들에 대한 한국 시장 특유의 보수성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풀이된다. 이미 한일 조인트벤처 형태로 10여개 신생 업체가 생겨났으며 B2B, 엔터테인먼트 등 그 분야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유수의 일본 인터넷 기업들이 한일 조인트벤처 형태로 국내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번역 소프트웨어 업체인 창신소프트(대표 지창진)는 일본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가라(대표 무라모토)로부터 합작법인 설립 제의를 받고 지난해 12월 6:4 지분투자 비율로 솔루션 무역회사 가라코리아(대표 지창진)를 설립했다. 가라는 일본의 유명 커뮤니티 포털 가라프랜드를 운영 중인 나스닥 재팬 상장 업체이다.
이 업체는 단독 법인으로 한국 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해 1년에 걸친 장기 시장 조사 과정을 거치기도 했지만 한국의 일본에 대한 특유의 배타성 때문에 국내 현지 업체와의 조인트벤처 형식을 빌리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무선컨텐츠 제공업체 사이버드(대표 호리 가즈토모)는 국내에 본격 진출키 위해 작년 8월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한국소프트중심(대표 이규창)과 5:5로 합작법인 사이버드코리아를 설립했다. 초기 투입 자본금은 10억원으로 한국소프트중심의 이규창 사장이 대표직을 역임중이다. 일본의 사이버드는 98년 9월에 설립된 업체로 현재 NTT도코모, J폰서비스 등 일본의 이동통신사에 50여개 이상의 컨텐츠를 제공중이다.
일본의 인터넷 미디어랩 사이버에이전트는 국내 인터넷 광고전문회사 에이디앤(대표 송유진)과 제휴를 맺고 작년 4월 한국에 합작법인인 사이버에이전트코리아(대표 송유진)를 설립했다. 현재 각종 인터넷사이트와 광고주를 연결하는 미디어랩 역할을 제공중이다. 자본금은 1억원이며, 각각 50%비율로 출자했다.
한국통신프리텔(대표 이용경)은 한일간 무선컨텐츠 교류를 위해 한일 합작법인 위즈커뮤니케이션(가칭)을 오는 4월 중순경에 설립키로 했다. 여기에는 한국통신프리텔, 한국통신하이텔, 대형 포털사업자 등 국내 업체와 NECi, 인덱스와 같은 일본의 무선인터넷업체 등 10여개사가 참여할 계획이다. 예상 자본금은 25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의 국내 IT시장 진출은 중국, 동남아시아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일본에 대한 아시아 기업들의 배타성을 조인트벤처 형태의 합작법인으로 희석시키려는 것이 그들의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