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열풍이 불던 99년말 지난해 초 당시 상당히 낮은 배수인 액면가 3~4배에 투자해, 시장에서 수십배의 상장을 기대했지만 최근 코스닥 시장의 침체로 이러한 예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 SI업체로 출발해 정보처리 컨설팅과 전산업무개발용역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A사의 경우 99년말 창투사 M사와 H사가 각각 6.7%와 4.8%씩 액면가 500원의 4배인 2000원에 20여억원을 투자를 했다.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있는 이 회사의 예상 공모가는 2000~3000원선.
이밖에 코스닥 등록을 앞둔 컴퓨터 관련 B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대해 창투사 한 관계자는 “기업 상장으로 자금을 회수해 벤처기업 재투자에 나서려고 하지만 투자 원금을 건지는 수준이다”며 “코스닥 시장 침체와 함께 주간사가 시장조성을 피하기 위해 공모가를 낮게 산정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닥 등록이 된다고 해도 창투사들은 로크업 제도에 묶여 6개월간 지분을 팔지 못해 자금 순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벤처열풍이 불던 지난해 상반기까지 공모가 산정은 사실상 부풀려진 측면이 많았으며 이는 바로 시장에서 확인되었고 결국 이 부담을 주간사들이 시장조성을 통해 떠 안았다”며 “현재의 공모가는 과거 비정상적인 산정에서 정상가로 돌아오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창투사들중 코스닥 등록을 통해 원금을 건지는 경우는 형편이 나은 편이고, 문을 닫은 투자기업들을 포트폴리오로 가진 창투사들은 이에 대한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