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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돌특집-은행...이제부턴 내부개혁이다

박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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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03-04 18:58

“변화 주도하는 은행만 살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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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내외 전문인력 확보가 생존의 전제조건

핵심인력 핵심부서 빼고 모두 아웃소싱

치열해진 은행간 경쟁으로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확대됐음에도 고객들은 은행 서비스에 만족을 못하고 있다. 개인고객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래은행을 이리저리 옮기고 있어서 단골거래로 유도하기에는 여전히 까다롭고 변덕스런 대상이다.

중소기업 고객은 대기업에 비해 업체별 자금지원 규모가 작아 리스크 및 사후관리에 용이하지만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등 영업을 확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이 처한 어려움은 이러한 고객들의 금융 니즈의 향상과 함께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변화가 아닌 경영의 구조를 일시에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아웃소싱으로 조직을 슬림화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다양한 업체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40대 임원을 발탁함으로써 내부개혁에 나서는 한편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조직내 경쟁을 유발시켜 흐트러진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쭦 외부 전문가 채용 해마다 늘어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파생상품 마케팅 전문가, 투신상품 판매 전문가 등 은행의 교육으로는 육성이 어려운 직무에 대해 외부 전문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다.

은행들은 우수한 직원의 보유 여부가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하고 연수 및 교육을 강화해 내부 직원들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계 일부에서는 은행들이 외부 전문인력 채용을 늘리는 것은 은행간 경쟁은 물론 다른 업종과의 경쟁에 대비한 장기적인 차원의 포석이라는 중론이다.

조흥은행은 리스크관리 전문 임원을 비롯 산업분석, M&A등에 걸쳐 20여명의 외부 전문가를 영입, 대부분 차장급 이상 책임자급으로 배치했다.

하나은행은 VIP 고객에게 전문적인 재테크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무사와 변호사 등의 채용을 집중적으로 추진했고 본점의 VIP센터에서는 외국인 고객도 수용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파생상품 마케팅을 담당할 외국인을 포함해 투신상품판매, 퇴직신탁 및 수탁, 채권딜러 등 총 10여명의 외부 전문 인력을 채용했다. 신한은행도 30여명의 외부 인력을 채용했다. 은행들은 앞으로도 사업부별 필요에 따라 수시로 전문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올해부터 직원의 채용과 승진, 부서 이동에 관한 인사업무 중 상당부분을 개별 사업본부로 이양할 전망이다. 사업본부별로 경영 전략이 뚜렷해지고 영업력이 확대되면서 인사부가 총괄해 전 직원들을 관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의 규모가 커지고 업무가 다양해지면서 전문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사업부별로 행원의 인사이동에 대한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인사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에는 외부 전문가들의 영입도 활발해져 이들 전문가들을 평가하고 채용할만한 기술적인 경험과 업무에 대한 전문 지식은 해당 업무가 적격으로 전문직 계약직원의 채용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업부로 인사권을 이양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은 인사부와 사업본부간 사전 의견 조율과 협의를 거쳐 인사를 실시중이다. 차장급 이상에 대해서는 인사부에서 처리하고 있지만 과장급 이하에 대해서는 사업본부와 인사부가 ‘쌍방향 인사’를 실행하는 것이다.

하나은행도 행원급 직원의 이동 및 승진에 머물고 있는 사업본부의 인사권한을 올해안에 책임자급까지 확대한다. 업무 세분화와 전문화에 부응하기 위해 해당 직무에 대한 직원 평가는 소관부서가 맡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미은행은 지점 계약인력의 경우 사업부 자체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그밖의 인력에 대해서는 본점 인사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아웃소싱과 업무제휴를 통한 비용 절감과 업무의 효율성 극대화는 은행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쭦 아웃소싱을 통한 군살빼기

금융계 일부에서는 아웃소싱은 직원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려는 경영진의 얄팍한 상술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은행이라는 거대 조직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서라도 아웃소싱을 통해 업무에 활력을 불어넣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중론이다.

온·오프라인 기업을 망라한 외부 업체들과의 다양한 업무제휴도 같은 의미에서 이해된다. 다양하고 세분화되는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업체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부분을 담당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은행이라는 조직은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보수적인 성향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한다는 구조적인 한계로 실익보다는 가시적인 성과를 중심으로 한 업무제휴와 아웃소싱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김옥평 한미은행 부행장은 “무조건적인 조직 슬림화가 아닌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기존 직원과의 업무마찰이 없는 수준에서 은행의 실정에 맞는 아웃소싱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매금융부문은 광범위한 지점망을 운영해야 하는데 따른 비용부담이 크고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함으로써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차판매라는 전략이 급부상하고 있다. 교차판매가 되면 한 고객에게 예금, 대출, 보험, 뮤추얼펀드 등 주요 상품을 판매해 인건비와 IT비용을 충당하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교차판매를 통해 10% 안팎의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집중하더라도 수익성이 낮은 나머지 고객들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한편 증권사들이 랩형 상품 및 랩어카운트 투자자문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에서 은행과 증권사가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고 하반기부터는 일임형 서비스까지 예정돼 있어 거액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증권사의 FP와 은행의 PB들의 경쟁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7월 이후에는 보험사들의 변액보험 판매가 예정돼 있어 거액 개인고객 및 기관을 상대로 한 금융기관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물론 은행들은 증권과 보험의 경우 해당 기관에 국한된 일부 상품 판매라는 제한과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경험의 부족으로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은행 PB들은 이미 은행 상품을 비롯해 신탁상품 대행 판매, 세무 및 부동산 상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상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점별로 영업실적에 따라 특별 포상금 지급을 시행중이지만 은행내의 곱지 못한 시선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못하고 있다. 팀웍을 강조하는 은행의 업무 특성상 일부 지점을 대상으로 급여 외에 별도의 포상비 지급을 확대했을 때 직원간의 위화감과 갈등이 조장될 수 있다는 우려다.



쭦 한국적 성과급 제도 가능한가

한미은행은 집단 성과급제 실시와 관련, 노조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진의 일방적 결정으로 제도 실시를 발표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미은행 노조는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노동 강도만을 높이는 성과급제 실시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나은행도 경영진이 노조와 합의하지 않은 채 개인 성과급제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급여를 지급해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하나은행의 개인 성과급제는 은행의 경영실적이 반영되는 비중이 높아 노조는 물론 일반 직원들도 반대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노조가 언론을 통해 성과급 제도의 확대 방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은행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은행 직무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등급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 및 집단성과급제를 도입한다면 직원들에 대한 업무부담만 커질 것이라며 노조가 제도시행을 강력하게 반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부제 정착으로 부서별 달성 목표가 뚜렷해지고 이에 따른 성과 측정이 용이해지면서 경영진은 노조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성과급제를 실시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쭦 40대 임원이 경영혁신 이끈다

은행권에 40대의 젊은 인사가 중용되면서 은행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40대 부장을 상무로 발탁하고 40대 외부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해 내부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이들 인사들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은행 안팎에서 전문가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며 은행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이들 40대 임원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BA 과정을 이수하는 등 선진금융 시스템에 익숙하다. 조흥은행은 53년생인 홍석주 기획부장을 상무로 승진시키고 사외이사인 금융연구원의 지동현 박사를 상무로 영입해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흥은행은 지난해 59년생인 금융연구원 출신의 이건호 박사를 리스크관리 본부장으로 채용한데 이어 올해 그를 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서울은행은 최동수 부행장과 이성규 상무, 그리고 김명옥 상무 등 외부 전문가를 모두 외부에서 영입했다. 주택은행의 김영일 부행장도 40대로 은행 개혁의 핵심 축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미은행은 51년생인 정경득 부행장을 발탁인사 했고 하나은행의 김종렬 상무도 40대 임원으로 은행의 핵심 멤버다.

은행 안팎에서는 40대 임원들의 부상은 일시적인 충격 효과는 기대할 수 있어도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연공서열이 확고한 은행 조직에서 이와 같은 발탁은 조직내부의 위화감을 초래하고 고참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부정적인 영향도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격적으로 발탁된 40대 은행 임원들이 탁월한 업무능력을 발휘하며 은행 경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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