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우수한 직원의 보유 여부가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하고 연수 및 교육을 강화해 내부 직원들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부 전문 인력 채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파생상품 마케팅 전문가, 투신상품 판매 전문가 등 은행의 교육으로는 전문가 육성이 어려운 직무에 대해 외부 전문인력 채용을 늘리고 있다. 금융계는 은행들이 외부 전문인력 채용을 늘리는 것은 은행간 경쟁은 물론 다른 업종과의 경쟁에 대비한 장기적인 차원의 포석이라는 중론이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 99년 이후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인력을 채용하는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외국인 채용도 늘고 있는데 파생금융 부문에서 회계,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은행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직종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 은행에 입행한 일반직원을 교육시켜 은행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숙련도에 도달시키기까지는 시간적 금전적 제약이 크기 때문에 외부의 전문인력 활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조흥은행은 리스크관리 전문 임원을 비롯 산업분석, M&A등에 걸쳐 20여명의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는데 전산전문 인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차장급 이상 책임자급으로 배치했다. 하나은행은 VIP 고객에게 전문적인 재테크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무사와 변호사 등의 채용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국민은행은 파생상품 마케팅을 담당할 외국인을 포함해 투신상품판매, 퇴직신탁 및 수탁, 채권딜러 등 총 10여명의 외부 전문 인력을 채용했다. 신한은행도 30여명의 외부 인력을 채용했는데 앞으로도 사업부별 필요에 따라 수시로 전문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외부 전문인력의 경우 연봉제로 채용되면 은행의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주위의 직원들이 전문 직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교육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한 은행 인사 담당자는 “내부 직원을 연수 및 교육을 통해 전문화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외부 전문가 채용으로 부서내 경쟁의식이 고취되고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