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로 알려진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 업무가 공식명칭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자문형랩, 일임형랩, 종합자산관리, 투자자문 등 비슷한 용어가 혼용돼 왔다. 이 때문에 랩으로 통일해 부르는 미국과 자문형랩 및 일임형랩으로 구분해 명명한 일본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비슷한 업무에 이들 용어를 모두 사용, 투자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금감원과 투자자문업을 신청한 5개 증권사는 이에 따라 공식 명칭을 결정하기 위해 막판 절충에 나섰지만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감원이 ‘종합자산관리’와 ‘자문형랩’ 가운데 한가지를 증권사에 선택하도록 지침을 내린 반면, 증권사들은 ‘투자자문’으로 통일해 부르자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과 5개 증권사간 의견 차이가 커지며 자칫 이달 초 판매될 것으로 예상됐던 랩어카운트 상품의 시판이 늦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은 증권사가 투자자문업을 신청하면 금감원은 지난달 말 겸영인가를 내려주고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랩 상품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겸영인가를 ‘투자자문업’ 인가로 할 지 ‘종합자산관리업’ 인가로 할 지 아니면 ‘자문형 랩어카운트업’ 인가로 할 지 아직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우선 투자자문업을 신청한 LG 대우 삼성 미래에셋 대신 등 5개 증권사는 금감원의 업무유형 구분 지침에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은 랩어카운트 업무를 ‘종합자산관리 업무’와 ‘자문형 랩어카운트 업무’ 가운데 하나를 증권사들이 선택해서 사용하도록 지침을 내린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거래법 시행령상 수수료 징수 체계가 명확히 규정된 것이 아니고 금감원이 특정 유형을 강제할 수 없는 만큼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5개 증권사는 “종합자산관리 업무와 자문형 랩어카운트 업무가 이름은 다르고 내용은 동일해 시장 참여자들이 혼란스러울 염려가 있다”며 “투자자문업으로 업무를 통일해서 부르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금감원의 안대로 업무유형이 두개로 구분될 경우 시장에는 동일한 상품이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지고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과 5개증권사는 지난달 29일 모임을 열었지만 절충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금감원은 자칫 투자자문업으로 용어를 통일시킬 경우 기존 투자신탁회사와 투자자문사 등과의 업무 혼선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증권사들은 두개의 용어를 중복 사용할 경우 하반기에 일임형 랩어카운트까지 도입되면 종합자산관리, 일임형랩, 자문형랩, 투자자문 등 수많은 용어가 남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복잡할수록 상품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