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가 그토록 바라고 있는 지급여력제도 개선이 이근영 금감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날아가버렸다. 李 금감위원장은 지급여력기준 변경 불가를 천명하면서 대신 자금경색이 해결될 때까지 ‘경영개선권고’ 대상 보험사에 대해 조치를 유예해주겠다고 밝혔다.
언뜻 들으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유예’라는 것이 어디까지나 일정기간동안 생명을 연장해주는 응급처치에 불과하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빛좋은 개살구’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문제는 금감원의 이와 같은 태도가 회생이 가능한 보험사마저 숨통을 끊어 놓을 수 있다는데 있다. 李 금감위원장은 현행 지급여력제도가 국제적 정합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IMF 이후 금융권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한다는 명목 아래 BIS비율, 지급여력비율 등을 강화했기 때문에 기준을 바꾸는 것 자체가 구조조정에서 한발 물러선다는 인상을 줄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IMF에 따른 각종 조치들의 강제성이 지난 12월로 끝났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강화된 지급여력제도가 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다. 물론 기껏 강화해 놓은 지급여력제도를 다시 변경한다면 대외신인도야 하락하겠지만 살릴 수 있는 보험사는 살리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지급여력이 안정되고 급락하면 불안정해지는 현행 지급여력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금감원 내부에서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지급여력제도가 강화된 이후에도 생보에 비해 안정적인 지급여력비율을 자랑했던 손보사들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붕괴되면서 손보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은 매 분기마다 하락했고 쌍용화재를 제외한 5개 중소형사들이 지급여력에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여전히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려 하고 있다. 몇해 전만 해도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에 관대(?)했던 금감원의 얼굴은 온데간데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금감원이 지급여력 관련 감독을 강화했더라면 현재의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사가 부실해진 책임이 단지 경영진에게만 있지는 않다는 주장이다.
감독관리를 소홀히 해온 금융감독당국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금감원은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작업이 보다 신중히 추진돼야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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