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금융계열사(현대증권 투신증권 투신운용) 매각 작업이 급류를 타고 있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이 며칠 뒤 AIG 문제가 매듭 지어질 것이라고 지난 26일 밝힌데 이어 매각 관련 실무책임을 맡았던 현대증권의 신치호 M&A팀 이사가 내일 귀국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 이사는 미국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각종 협상을 맡아왔고 AIG 문제가 매듭지어지기 전에는 귀국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오다 이번에 귀국하는 것이다.
신 이사와 함께 업계에는 AIG 실무진이 함께 방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신 이사와 동행할 것으로 보이는 AIG 실무진이 빠르면 내일 금감위에 공동출자 관련 서류를 전달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는 이에 대한 확답을 이번주 내에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AIG의 공동 출자에 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현대 금융계열사의 매각작업이 ‘성사’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들이 “31일까지 모든 매각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렇게 돼야지 않겠느냐”고 말할 정도다.
정부의 방침이 급선회하게 된 배경에는 AIG의 요구사항이 공적자금 요청에서 공동출자로 수정됐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현대투신증권에 3~5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 보다 현대 금융계열 3사의 지분에 1조원 가량을 출자하는 편이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정부지분은 또 일정 기간후 매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시세차익까지 남길 여지가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AIG의 요구서가 접수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 수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위의 부인과는 달리 현대 금융계열사 임원진은 내부적으로 사표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선임권과 이사회 과반수 구성권이 AIG와 맺은 양해각서(MOU) 상에 명시돼 있어 본계약만 체결되면 전임원이 재신임 여부를 AIG에 물어야 한다. 일부 임원은 이미 용퇴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진 사이에서는 정부의 AIG 요구사항 수용은 이미 결정됐고, 세부적인 절차와 본계약 체결 시기 등 일정 조율만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원진은 AIG와의 본계약 체결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현대 다른 관계자는 “신 이사의 귀국은 국내에서 다른 미팅이 있기 때문이고 AIG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