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에 머물러 있던 증권그룹 2세 경영자들이 전면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양회문 부회장(사진 )이 기존의 CEO에 대한 금감원의 문책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고, 동원증권의 김남구닫기

타 기업의 2세구도와 다른 점은 이들이 모두 전문경영인으로 수업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후계자로 등극한 후 가족경영이란 오명을 쓸 법도 하지만 오히려 조직내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2세경영과 전문경영이 조화를 이뤄 진정한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특히 양재봉 회장의 그늘이 어느 증권사보다 컸다. 증권가에서는 신화적인 인물로까지 통했다. 목포상고 동기중 유일하게 DJ와 더불어 현역 활동을 한다는 점도 노익장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아버지의 힘으로 후계구도가 굳어진다는 재벌식 행태가 답습되고 있다는 우려감도 제기됐다.
그러나 대신증권 임직원들은 이러한 해석에 일침을 가한다. 한 임원은 “대신증권 신입공채 1기 출신으로 모든 부서를 고루 거치며 업무를 익혀왔다”며 “양 신임대표는 2세 경영자라기 보다는 전문경영인으로 평가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임직원들은 양 신임대표가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대형증권사에 비해 뒤처진 임직원의 복지향상이 첫번째 과제다.
또한 그동안 대신증권 임직원들에게 말못할 고민이었던 송촌건설, 대신생명과의 관계도 양 신임대표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숙제다. 양 신임대표에 대한 평가는 이들 현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로 모아질 것이다.
동원증권 김남구 부사장은 아직까지 경영일선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그룹 장남이라는 점이 증권사에만 머물지 않고 동원그룹 전체를 돌봐야 한다는 부담이 많은 부분 작용했다. 또한 37세의 젊은 나이라는 점도 증권사 CEO에 오르기는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기류는 김용규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2003년에는 경영일선에 얼굴을 내밀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금융기관의 CEO가 점차 젊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KGI증권의 마이클 창 사장, 서울증권의 강찬수 사장, 미래에셋증권의 최현만닫기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