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와 투신사의 기업연금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기업연금 시장은 이미 금융 권역간 경계가 허물어진 상황이다. 올초부터 새로 도입되는 연금저축의 취급기관에 증권투자회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업연금 시장은 은행 투자신탁운용사 증권사 생보사 손보사 농수협 우체국 등 거의 전 금융기관이 참여하게 됐다. 금감원은 금융기관간 과당경쟁 및 이에 따른 부실판매가 예상된다고 우려할 정도다. 증권사는 기업연금 저축 약정고를 올리기 위해 증권업협회를 중심으로 관련 규약 정비에 나섰다.
독자적인 행보에 나선 금융기관도 많다. 서울증권은 최근 보험판매업 진출을 검토했지만 아직 허용되지 않은 해당 법규로 인해 계획을 전면 철회해야만 했다.
서울증권 관계자는 “프랑스의 경우 보험판매 부문에서 증권사가 기존 보험사를 누르고 이 부문 선두에 오른 사례가 있었다”며 “법규 검토와 사업성 검토를 해 봤지만 증권사의 보험판매업 진출 금지 조항에 걸려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서울증권은 이 때문에 다른 사업을 벌여 브로커리지에 집중된 수익원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또한 투신사들은 한동안 논란이 됐던 변액보험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변액보험은 만기에 예정된 이자와 원금을 돌려주던 전통적인 보험금 지급 방식에서 탈피, 계약자들이 맡긴 보험료를 투신사들이 운용한 후 수익률에 따라 만기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금도 장부가가 아닌 시가에 따라 계약자에게 되돌려 준다는 것이다. 이미 대다수 투신사들이 변액보험 운용과 관련 시스템 정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증권 및 투신사의 적극적인 노력과 달리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유는 시장진출 초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가 금융기관들이 異업종에 진출하는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이를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작업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