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3년전 테크노대학원을 설립하며 금융공학 인재양성에 야심차게 첫 발을 디뎠던 카이스트(KAIST) 출신 석학들이 금융계에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카이스트 테크노대학원 금융공학 연구실은 150여명에 이르는 인재를 배출했다. 키움닷컴증권의 류혁선 금융공학 팀장을 비롯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카이스트에서 보낸 핵심인력 15명이 주인공이다.
이외에도 타대학교를 거쳐 테크노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보낸 인재도 있다. 또한 테크노대학원을 다니지는 않았지만 카이스트에서 물리학과 수학 등을 전공한 학사들도 많다.
공대출신이 ‘뜨자’ 지금까지 금융계에 대다수를 차지했던 상대출신은 상대적으로 ‘지고’ 있다. 이는 회계 경영 등이 중요시되던 풍토에서 물리 수학 통계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한 상대출신 증권사 직원은 “경영학을 전공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있었지만 요즘은 경영학 전공자는 관리직에 머무는 게 대부분”이라고 착잡함을 드러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최근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금융기관에 공대출신, 특히 카이스트 출신이 압도적으로 선호되고 있다. 금융 전문그룹의 자회사인 모 증권사의 임원은 “최종선발 과정에서 카이스트 출신 인력을 대거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모집방법이 희망분야 선택 후 각 분야별 인재모집 방식이 정착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채권운용역 시스템개발역 등 고액의 연봉직은 카이스트를 비롯한 공대출신이 싹쓸이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와 관련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공대출신의 벤처사업가가 탁월한 경영성과를 보이자 KTB내에서도 카이스트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밝혔다. 한동안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벤처열풍이 보수적인 금융권의 인력확충 마인드도 바꿔놓았다는 지적도 있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질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도 각광받기 시작했고 또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