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부국증권 서울증권 동원증권의 자사주 취득에 대해 조사한 결과 부국증권의 주가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고 서울증권의 주가는 주당평균매입단가 언저리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갖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자사주취득이 진행중인 동원증권의 주가는 아직까지 보합권 수준에서 소폭의 등락이 전개되고 있다.
우선 부국증권은 지난 6월13일부터 7월5일까지 1주당 평균 7358원의 단가로 70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여기에 부국증권이 쏟아부은 돈은 모두 52억원. 그러나 지난 13일 종가는 5100원으로 자사주 취득으로 인한 주식 평가손은 모두 16억원에 달한다. 줄잡아 31%의 평가손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부국증권의 자사주취득은 안성농축개발의 적대적 M&A에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성격이 강했다. 당시 안성농축이 부국증권에 대한 지분율을 12.55%까지 높이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부국증권은 자사주를 취득, 자사 지분율을 13.62%(보통주)까지 끌어올렸다. 기업이 적대적 M&A에 휘말릴 경우 대규모 손실경영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반면 경영관리와 주가관리를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한 증권사는 꽤 짭짤한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증권이 대표적인 예. 서울증권은 지난 9월27일부터 11월13일까지 주당 평균매입단가 6760원에 총 50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서울증권의 취득주식 총액은 34억원. 13일 종가 6900원으로 계산하면 5000만원의 평가익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동기간 대주주였던 ‘SR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와 ‘SR 글로벌인터내셔널 펀드’가 보유주식중 일부를 자사주취득 기간 동안 고가에 매도한 것으로 알려져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는 해석이다.
동원증권은 지난 10월23일부터 총 400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다. 지금까지 342만주를 취득했고, 평균 매입 단가는 4900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13일 종가가 4800원으로 마감돼 소폭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 자사주 취득이 완료되지 않아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원증권 관계자는 “전산사고 이후 고객에 대한 보상 차원과 적극적 주가관리를 위해 자사주취득을 결의했었다”며 “지금까지 주가추이로 봐서는 4900원 언저리에서 강한 하방경직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썩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