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채권시장 인력규모는 지원인력 포함 총 500여명. 이중 약 40여개 증권사와 채권딜러간중개회사(IDB)에서 활동 중인 채권브로커는 250여명이다.
이같은 인력규모는 1년전이나 현재나 전혀 변함이 없다. 채권브로커가 되기도 힘들고, 혹 채권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해도 브로커 세계에 발을 들여 놓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조금이라도 인맥이 없으면 왕따를 당하기가 일쑤.
증시관계자들은 국고채 위주의 편중된 채권거래, 아는 사람에게의 헐값 매매 등 자금시장 왜곡에 이들 브로커 세계의 경직된 인력구조가 한몫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새로운 피’가 수혈되지 않으면서 타성에 젖는 브로커들도 늘어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채권중개시장이 과당경쟁 양상을 보일 정도로 뜨겁게 달궈지면서 각 증권사들이 자체 채권인력 양성을 위한 각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채권브로커 세계의 두터운 진입장벽에 막혀 번번히 실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브로커들이 신규인력 진입을 꺼리는 이유는 경쟁심화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는 외부에서 ‘철밥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某증권사는 자체 인력개발을 위해 채권중개팀에 교육을 의뢰했지만 쉽지않은 형편이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팀원이 한꺼번에 영입됐기 때문에 자신들의 팀워크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후배 교육에 열성을 쏟지 않는 이유는 언제든 팀원이 한꺼번에 떠나면 그만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채권중개시장은 팀원이 한꺼번에 소속회사를 옮기는 사례가 빈번했다. 동부 신흥 한화증권 등에서 미래에셋 한국채권딜러간중개회사(KIDB) 등으로 팀전체가 자리를 옮겼다. 팀플레이가 채권중개업에서는 핵심으로, 팀원 전체의 네트워크가 절묘한 조화를 이뤄야 일정한 수익을 올리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전체가 물갈이 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타부서 임직원과 업무협조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인수팀에서 특정기업의 채권을 산 후 이의 매매를 채권중개팀에 의뢰하면 번번히 헐값이 넘기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같은 일이 발생할 때면 자신들의 업무에 간섭하지 말라는 경고로 느껴지곤 한다”고 털어놨다.
채권브로커에 대한 눈길이 따가와 지면서 자금시장의 왜곡에 브로커의 경직된 세계가 큰 원인이 되고 있다는 오명을 쓰기도 한다. 요지는 국공채 위주로만 채권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브로커들이 암묵적 합의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채권중개 인력이 비슷한 배경과 동일한 문화를 갖고 있어 채권시장의 방향을 바꾸는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