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위탁매매시에는 고객의 매매가 모두 개별 영업인력의 실적으로 인정됐지만 안방매매가 늘어나면서 同실적이 모조리 회사의 관리계좌로 넘어갔다. 안방매매는 불과 1년새 전체 증권거래의 70%에 육박하며 지점브로커가 받아가는 인센티브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본사에서는 내년 증권산업이 재편 움직임을 보이자 지점인력에 대한 감축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센티브 감소, 영업인력 감축설, 스트레스 과다 등 증권사 지점브로커들이 3중고를 겪고 있다. 성과급이 감소하면서 주가조작과 한탕주의에 자신도 모르게 노출되는 위험성까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해 보다 인센티브가 대폭 감소했다. 주 원인은 안방매매 증가 때문. 동원증권의 경우 그동안 사이버계좌로 전환한 고객의 약정도 지점 브로커의 개인 실적으로 인정했었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지점브로커와 상관없이 주문이 들어가는 사이버계좌를 모두 본사 실적으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급과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지점브로커들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브로커들은 사이버매매가 증가할수록 지점영업인력의 위상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도 지난 8월부터 안방매매 거래로 인한 약정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사전체의 실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다만 지점수익의 80%를 차지하는 우량고객을 둔 브로커에 한해서만 이들의 안방매매 약정에 대해서도 실적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고객은 지점 전체 계좌중 20%에 불과하다. 대다수 지점브로커들의 실적은 증시가 다시 활황세를 타더라도 사이버매매의 증가 때문에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인력 감축설도 지점 브로커들을 괴롭히고 있다. 스타급 브로커의 경우 투자자문사나 신설증권사로 이직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뚜렷이 갈만한 곳이 없다. 따라서 직장을 잃을 바에야 한건 해보자는 한탕주의에 자신도 모르게 노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로커의 입지가 좁아질수록 고객의 돈을 유용해 마음대로 매매회전을 시키는 직원들이 다수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돌연사’를 당하는 증권사 직원이 늘고 있다. 공식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업계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과로와 스트레스로 ‘횡사’를 당하는 사례가 증권가에 입에서 입으로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