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부분의 SI업체들이 상반기에 연간 목표 매출액을 늘려잡아 올해 전체 SI시장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진 것으로 짐작된다. 이렇게 SI업체들에게 일거리가 밀려들면서 국내 중형 업체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SI업체들은 아직 e-비즈니스에 익숙하지 못한 기업과 기관에 각종 최신시스템을 공급하고 컨설팅을 실시하면서 금융 공공 통신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신기술 도입을 주도해 왔다.
기업에 따라서는 내부 인력 교육까지 SI업체에 위탁해 전문 IT인력 양성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세계 표준에 맞춰 경영흐름을 투명하게 하고 생산성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내외 요구가 작용해 IMF이후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각 기업이 선진 시스템을 도입, 경영환경을 재정비하면서 SI 산업은 국가 기간산업 만큼의 중요도를 갖게 됐다.
올해 SI업체들은 단순 SI 사업에서 벗어나 e-비즈니스 관련 신규사업에 진출하면서 종합e-비즈니스 업체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민간기업이나 금융기관이 특화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ERP ASP CRM/SCM 마켓플레이스 등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아 e-비즈니스 관련 사업이 유망해졌기 때문이다.
대신정보통신은 모바일 인터넷 리눅스를 3대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금융솔루션, 사이버 종합 물류 서비스, 토털 네트워크 솔루션 및 서비스, 인터넷 포털 사업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금융 SI전문 업체로 분류돼 오던 위즈정보기술은 전자상거래 분야 특화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아래 일반 닷컴기업과 B2C B2B등의 e-비즈니스 사업 추진 업체들에 다양한 무선인터넷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쇼핑몰 등 B2C 관련 솔루션 구축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B2B엔진을 개발중이기도 하다.
아이콜스는 산업별 커뮤니티를 통해 e마켓플레이스 e-CRM e-프로큐어먼트, 엔터프라이즈 포털을 구축하고 중소업체를 위한 ASP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IMF 전후 금융기관의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내외 압력과 증권사 전산사고로 백업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금융 SI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동양시스템즈는 총 매출대비 금융부문 비중이 63%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SI분야를 성공적으로 공략한 덕분에 자본금을 95억원으로 늘리고 부채비율을 130%로 줄여 재무구조가 건전하게 개선됐다.
KCC정보통신도 올해 금융부문 목표 매출액이던 220억원에서 80억원을 초과 달성할 전망이며 위즈정보기술은 미래에셋과 키움닷컴의 전산아웃소싱을 담당해 전문 SI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SI업체들은 내년에 주로 CRM 및 ERP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CRM이나 ERP 모두 올해, e-비즈니스를 구현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확고히 인식됐지만 금융구조조정과 기업의 IT인프라 미비 등으로 이를 도입한 곳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기업들이 어느정도 IT인프라를 갖추게 됨에 따라 내년에는 ERP와 CRM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ERP의 최대 수요처는 중견기업과 그룹 계열사 위주의 대기업이 될 전망이며 산업별로는 자동차 부품업계 및 정부 공공기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DW, 데이터마이닝 솔루션 등 CRM 관련 시장은 SI업체들의 가장 치열한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각 은행 보험 통신 쇼핑몰업체 등이 대부분 내년에 CRM을 도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데이콤ST는 데이터 마이닝과 e-CRM에 주력한다는 방침하에 ‘에스델파(S-Delpa)’라는 데이터 마이닝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으며 외국의 프론트 오피스형 CRM솔루션 도입 작업을 진행중이다.
KCC정보통신은 솔루션과 컨설팅을 각각의 사업부로 독립시켰으며 내년부터 이곳을 통해 CRM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위즈정보기술은 산업별로 특화된 CRM을 제공한다는 목표아래 부문별로 외국 솔루션 도입을 위한 제휴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동양시스템즈 역시 지난해 SAP코리아, 한국 SUN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데 이어 올해 초 MS, 시벨社와도 제휴를 체결하는 등 CRM 시장 공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웨어는 정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되면서 꾸준히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다. 전자정부를 구현한다는 방침 아래 중앙부처들이 인증을 통과한 그룹웨어를 도입하고 있는데다 일반기업에서도 클라이언트 서버에서 웹버전으로 이를 활발히 업그레이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한 해킹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정보시스템 보안과 인증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금융권을 비롯한 대기업 등 대형 사이트의 보안 솔루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와 모바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솔루션도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SI, 모바일컴퓨팅, ASP, CRM 등 e-비즈니스 관련 시장은 여전히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이며 SI업체들 역시 이 분야에 주력한 사업계획을 준비중이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