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국민 주택은행의 잇단 구애와 당국의 압박에도 불구, 기존의 독자생존 방침을 굳힌 채 30일 지주회사 설립 준비위원회와 설립사무국을 설치하며 2주간 일정으로 해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금융지주회사 순회 설명회를 개최한다.
신한은행은 독자 생존과 관련 최근 금융당국을 설득, 양해를 얻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택-한미-하나은행의 합병도 일단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주택은행의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도 불구, 흡수합병을 우려한 한미 하나은행 직원들의 反주택은행 정서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합병이 이루어지려면 좀더 많은 시간과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한미-하나은행의 합병은 은행 고위 관계자들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빠르면 내달초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최근 이근영 금감위원장과 신동혁 한미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이 만나 두 은행의 합병에 합의했으며 빠르면 금주중, 늦어도 7일 경에는 양 은행장이 합병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한미-하나은행의 합병에 대한 공식 선언은 JP모건 칼라일 컨소시엄의 한미은행에 대한 출자가 완료되는 15일 이후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한미은행 신동혁행장은 “JP모건과 칼라일 컨소시엄이 현재 펀드를 모집하는 데 정신이 없기 때문에 대주주가 될 이들과 합병 문제를 본격 논의할 상황이 아니며 또 금감위나 하나은행 누구와도 합병문제에 대해 공식 합의한 게 없다”고 말했다.
신행장은 “기업문화가 비슷하고 JP모건 등이 주가를 높이는 합병에는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하나은행과의 합병 성사 가능성이 높지만 이 문제는 한미은행의 증자가 끝난 후 본격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계 일각에서는 한미-하나은행의 합병을 시기 문제로 보면서도 최근의 불안한 국내 경제상황 등으로 한미은행의 증자가 내달 15일까지 될 수 있을 지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차질이 빚어질 경우 하나은행과의 합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은행 관계자는 “JP모건 칼라일 컨소시엄의 증자대금 4500억원이 27일 입금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투자금액을 채우지 못해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