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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지주회사’가 금융구조조정 앞당긴다-금융지주회사 총론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9-13 12:03

금융 겸업화.국제화 대응 지주회사 ‘러시’

우리나라에서 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 배경에는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있다. 또 금융기관 지배구조 개선, 경영합리화와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인수합병 활성화, 금융그룹내 금융기관간 업무상 시너지 효과의 확대 등을 통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도 제도 도입이 검토돼 왔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99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의 지주회사 설립 요건완화와 세제감면을 통한 설립촉진 등의 논의를 거쳐 지난 7월 국회 재경위에서 금융지주회사법안이 통과되기에 이르렀다.

또 지난 7월 은행 총파업시 정부와 금융노조가 금융지주회사법안 시행에 원칙적으로 합의함으로써 국회 통과만 이뤄지면 금융기관들의 지주회사 설립이 자유롭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선진국들은 예전부터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운영이 자유화 돼 일찍부터 시행해 왔으며 미국 독일 등 대분의 나라에서 금융지주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우리나라의 금융지주회사법안은 이러한 선진국들의 법안을 검토해 국내 실정에 맞게 수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지주회사 설립이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에만 규제하는 것이 원칙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일반 산업에서는 지주회사가 별로 없으나 금융업에서는 지주회사가 대종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적으로 미국의 경우 지주회사가 상업은행의 약 70%를 지배하며 전체 상업은행 자산의 92%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지주회사는 일반적으로 자회사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미국은 99년말 금융업종간 진입장벽을 철폐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서비스근대화법’을 제정해 금융지주회사가 은행 보험 증권 등 서로 다른 업종을 자회사로 거느릴 수 있도록 허용해 금융의 대형화 겸업화를 선도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다수의 지주회사가 존재하나 실질적으로는 사업부제의 자회사는 모회사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다. 본사와 사업부서간의 경영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지주회사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주회사는 원칙적으로 자회사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콘체른을 형성하고 있으며 약 17개의 콘체른이 독일 주식회사의 70%를 차지한고 있다. 독일의 경우 지주회사에 대한 직접적 법적 규제는 없고 경쟁제한 금지법에 의해 간접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다.

이같은 선진국들의 지주회사제 운영을 참고해 우리나라에서 도입한 지주회사법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에 상정된 금융지주회사법안은 기존의 공정거래법과 마찬가지로 동일인의 은행지주회사 발행주식총수의 4% 이상을 보유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금융업만을 영위하는 금융전업기업가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한 것이 특징이다. 산업자본의 은행지배를 막겠다는 취지다.

또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의 경영관리업무와 그에 부수하는 업무를 제외한 다른 업무를 영위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금융지주회사가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 밑에 손자회사를 둘 수 없도록 하되, 자회사의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금융기관 등을 손자회사로 두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는 등 융통성을 두고 있다.

금융지주회사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그 설립을 촉진하기 위해 주식교환제도와 주식이전제도를 새로 도입하고 이 제도를 통해 자회사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금융지주회사(완전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했다.

또 금융지주회사는 자기자본을 초과해 자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동일한 금융지주회사에 속하는 자회사 상호간의 신용공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한도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이러한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안을 토대로 은행 총파업 직후 정부와 금융노조는 오는 10월 경영평가위원회를 구성,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지주회사에 통합될 은행과 독자생존 은행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8월말 경영개선계획을 낼 조흥 한빛 외환 평화 광주 제주 등 6개 은행을 선정하고 9월말까지 개선계획을 받기로 했다.

따라서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지주회사에는 6개 은행중 독자생존 불가 판정을 받는 은행들이 참여하게 돼 대규모 은행 그룹의 지주회사가 설립될 전망이다.

이밖에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과 산업은행이 경쟁력 강화와 독자 생존 차원에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을 완료, 지주회사를 통한 독자생존의 길을 가고 있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적자금투입은행 및 독자생존이 어려운 은행의 통합을 위한 지주회사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금융기관 구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산은이 추진하는 것처럼 정책금융과 상업금융을 분리해 발전하게 되면 산은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지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SDN이 지난 6월 공정거래법에 의해 지주회사를 설립했으며 외국계 KOL이 지주회사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은행권에서는 주택 하나은행, 비은행 금융기관에서는 대신과 교보그룹도 앞으로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할 만한 후보군에 들어간다.

이처럼 국내 금융기관들은 국제적인 금융 겸업화·대형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국회에서 관련 법안만 통과된다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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