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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한국서 `손털기-덩치키우기` 갈등

문병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9-01 18:00

서울증권 "3~4곳 통합여부 타진했다"...증권업계 "인수 안될땐 팔고 떠날 것"

소로스가 한국내에서 기업사냥에 계속 나설 것인가. 아니면 손털고 떠날 것인가. 서울증권 매각 추진과 관련된 본지 보도가 나간 후 증권업계 M&A 전문가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서울증권은 "그동안 강찬수 사장이 증권업계 내의 정리 통합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있었고, 몇몇 회사를 상대로 인수가능성을 타진해 왔다"며 자사의 매각 추진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다. 오히려 매각대상이 아닌 인수주체로서 본격적인 덩치키우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증권업계는 서울증권을 의혹에 찬 시선으로 바로보고 있다. M&A 전문가인 강찬수 사장의 이력상 타기업 인수에 언제든 나설 수 있지만, 이는 반대로 가격만 맞으면 서울증권 또한 언제든 매각할 의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증권 매각을 둘러싼 몇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을 집중 조명한다.

◆ 서울증권 매각설 관련 진위 여부 = 문제는 부국증권 김지완닫기김지완기사 모아보기 사장과 서울증권 강찬수 사장 사이에 오고간 대화로 모아진다. 서울증권은 본지 보도가 나간 지난달 31일 오전 "부국증권이 오히려 서울증권에 인수의향을 물어왔다"고 했다가 오후 들어서 "이는 사실이 아니며 서울증권이 부국증권에 합병여부를 타진했었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부국증권도 "서울증권의 강사장이 부국증권의 김사장에게 합병 제의를 한 적 있다"고 사태 확산을 진화하는 데 나섰다.

따라서 이 말을 사실로 받아들인다면 인수주체는 서울증권이며, 소로스가 서울증권 매각을 검토해 본 적은 없다는 것이 된다. 부국은 물론 이 제의를 거절한 형국이 된다.

◆ 소로스 한국내 기업사냥 나서나 = 3~4개의 증권사에 합병의사를 전달했다는 서울증권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소로스 펀드계의 국내투자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기관이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증권은 그러나 구체적인 인수타진 기업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 확인된 일은증권 부국증권을 제외한 1~2곳의 증권사가 물망에 올라 있는 정도다.

그러나 이는 물론 경영목적보다 투자목적에 의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부국증권도 서울증권의 관련 제의를 받고 증권사 경영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단기차익을 거둔 후 치고 빠지려는 게 아니냐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게다가 설령 추가로 증권사를 인수해 서울증권과 합병시킨다 하더라도 합병증권사에 대한 소로스 펀드의 지분이 오랜 기간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서울증권을 인수했던 지난해 1월 M&A 전문가인 강찬수 씨를 사장에 임명한 점은 장기적인 기업경영 목적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미국 월가에서 기업사냥에 특출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던 강 사장은 기업간 치열한 선두경쟁보다 회사를 사고 파는데 더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

◆ 소로스 한국에서 손터나 = 강찬수 사장은 29일 상오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주당 5만원처럼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언제든 서울증권 매각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0일 서울증권은 해명자료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고 나섰지만 29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강사장은 부국증권에 인수의사를 타진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인수 타진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또한 서울증권의 반박과 달리 매각이 되면 소로스펀드의 한국내 투자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강 사장은 "매각이 성사된다면 소로스는 한국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서울증권의 매각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울증권은 "소로스 측이 앞으로 서울증권이 관리하게 될 프라이빗 이쿼티 펀드(Private Equity Fund)에 자본 참여하기로 약속돼 있다"며 "소로스 측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지금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드 또는 기금에서 투자한 지분은 일정 수익률 이상을 거두면 매각을 검토하는 게 월가의 불문율이다"고 지적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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