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어본 경험이 정상화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는 입장이지만, 메리츠는 아직도 불투명한 투신권의 앞날에 자본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대우는 100억원의 증자에 참여하고 지분율을 72.88%로 끌어 올리지만, 메리츠는 기존 지분도 전액 무상 소각할 방침이다.
특히 메리츠의 최대주주인 푸르덴셜파마가 증자참여에 적극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나, 향후 투신권의 대외 신뢰회복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6일 대우증권은 대우사태에 발목이 잡힌 후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서울투신운용이 최근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자본금을 156.4억원으로 늘리는데 대우증권만이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대우 관계자는 “시가평가가 시행되므로 투자자의 책임은 늘어나지만, 판매사나 운용사의 책임은 거의 없게 된다”며 “이 때문에 투신운용사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이유가 없다”고 증자참여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파산위기에 몰렸던 경험이 서울투신을 정상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우는 72.88%의 서울투신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표참조>
그러나 대우와 합작으로 서울투신을 세웠던 메리츠증권은 이번 기회에 아예 서울투신 주주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1%에 달하는 지분을 소유중인 메리츠는 이 때문에 임시 주총을 소집한 상태고, 전액 무상 소각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메리츠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푸르덴셜파마측이 증자 참여에 반대한다”며 “미래가 불투명한 회사의 주주로 남아 나중에 발목이 잡히는 것보다 무상소각으로 지금 손실을 털어 버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결산때 38억원의 손실을 반영한 메리츠는 이번 무상소각으로 17억원의 손실을 추가로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