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만 해도 양사의 관계는 ‘찰떡’ 수준이었다. 일반 대중에게는 ‘박현주=뮤추얼펀드’라는 사실로 알려졌으나, 당시만해도 뮤추얼펀드를 국내에 소개하는데 삼성의 역할은 지대했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들은 아직도 뮤추얼펀드가 양사의 공동개발 상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미래에셋 지분 10%를 보유할 정도로 삼성의 측면지원은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현재 한국투신 사장으로 재직중인 홍성일 당시 삼성증권 부사장과 박현주닫기

그러나 지난 1월 E미래에셋증권 설립과 동시에 미래에셋은 자체적인 판매망을 구축하게 됐다. 삼성증권의 점포가 일정부분 필요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증권사 설립이 있기 전인 99년 6월 미래에셋실크로드 펀드를 판매하면서부터 삼성의 독점관계는 사실상 끝나게 됐다. 미래에셋은 판매처의 다양화를 위해 삼성측에 양해를 구했고, 하나은행의 점포를 뮤추얼펀드 판매망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교보 LG 등 타증권사와도 ‘운용-판매’ 관계를 새롭게 정립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 관계자는 “삼성과의 관계는 변함없다”며 “다만 증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E미래에셋증권과의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도 “뮤추얼펀드가 국내에 소개된 이전부터 그 이후까지 양사가 서로에게 도움을 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미래에셋이 판매처를 다양화하는 것은 충분히 양해가 된다”고 밝혀 세간의 의혹이 사실과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이와는 다르다. 미래에셋이 일은증권을 인수하거나 지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게 되면 양사의 사이에는 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뮤추얼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10% 수준으로 미끄럼을 타면서 이들의 ‘뮤추얼(mutual)’ 관계는 존속되기 어렵다는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