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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하나銀 포괄적 업무제휴, 합병하는가

박종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6-25 16:13

하나銀 업무제휴→합병선언→주택銀 흡수 ‘야망’, 한미銀 “내키지 않지만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式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의 합병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신동혁 한미은행장과 김승유 하나은행장이 서로 만나 합병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지 한달여 만에 IT 및 영업 네트워크의 활용 등에서 공조하기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미 하나은행의 업무 제휴 추진이 갖는 의미와 합병으로의 발전 가능성, 넘어야 할 과제등을 정리했다. <편집자>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던 지난 13일을 전후해 금융계에서는 한미 하나은행이 합병의 전단계로 포괄적 업무 제휴를 협의하고 있다는 說이 퍼지기 시작했다. 금융계에서는 대통령이 북한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로 두 은행이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신동혁 한미은행장이나 하나은행의 김종열상무등 두 은행 관계자들은 합병을 하겠다면 바로 합치는 게 낫지 굳이 전단계로 업무제휴를 추진할 필요가 있겠냐는 논리를 내세워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특히 하나은행의 김종열상무는 “업무 제휴를 선언하게 되면 시장에서는 이를 합병 선언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양 은행 직원들이 동요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울 수 있는데 굳이 둘러갈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었다.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은 이처럼 6월들어 시중에서 나돌기 시작한 포괄적 업무 제휴설을 잠재우면서 한편에서는 은밀하게 은행장을 포함 2~3명 정도만 참여한 채 업무제휴 문제에 대해 협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결과 두 은행은 우선 코스트가 많이 들고 합병후 통합을 하는데 많은 시간에 드는 IT부문에서 상호 협조와 제휴를 하기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함께 ATM등 영업관련 네트워크와 물류 등 은행 경영의 외곽에서부터 점진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를 봤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물론 이같은 업무제휴와 관련된 합의는 고위층 레벨의 것일 뿐 실무자선에서는 아직 구체 협의가 안된 상황이어서 결실을 거두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이 전격적인 결혼 발표로 가지 않고 업무 제휴라는, 즉 동거해 본 후 최종 결혼 여부를 결정키로 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종열상무의 말처럼 시장에서는 두 은행이 제휴한다 해도 이를 합병으로 받아들이고 합병을 발표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동요할 수도 있는 데 굳이 돌아 가기로 한 것은 두 은행이 아직 결혼을 발표할 정도로 정이 들지도 않았고 또 결혼을 선언할 만큼 서로 사랑하거나 신뢰하지도 않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경우 합병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자신감과 보람은행과의 합병경험 등을 무기로 노조관계자들 조차 한미은행이 왜 머뭇거리는지 모르겠다고 말 할 정도로 한미은행과의 합병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하루빨리 같이 살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한발 더 나아가 한미은행과의 합병이 끝나면 다음 단계로 곧바로 주택은행과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들은 “주택은행은 주택금융 부문의 독점적 지위 상실로 시간이 흐를수록 밸류가 떨어지는 만큼 이제 자세를 낮추고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은행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신동혁행장은 업무제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합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보겠다는 의사를 금융당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한미은행 내부에서는 지난 22일부터 하나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두 은행 업무제휴설이 새 나오기 시작하자 하나은행이 이런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한다면 판을 깨버리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경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은행측에서는 하나은행이 이처럼 합병을 서두르는 것은 뭔가 구린 데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며 개발신탁과 수익증권 부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미은행의 일부 관계자들은 개인적 의견이라는 전제를 내세워 “마음 같아서는 동거도 하고 싶지 않지만 외자유치도 승인받아야 하고 합병이라는 소나기가 퍼부울 경우 하나은행과의 업무제휴는 피난처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아래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같은 양측의 입장을 고려하면 업무제휴가 합병으로 이어진다고 자신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합병설이 대세를 이뤄 정부의 구상대로 조흥 한빛은행등이 지주회사로 묶이고 금융노조의 파업이 흐지부지 끝나 은행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된다면 한미 하나은행 역시 동거관계를 청산하고 정식 결혼할 것으로 보이지만 2차 구조조정이 역풍에 휘말려 지지부진하게 된다면 한미 하나은행도 없었던 일로 하고 갈라설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특히 외국의 경우에도 합병을 바로 하는 경우가 제휴라는 중간단계를 거치는 경우보다 성공확률이 높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장래를 낙관할 수 만은 없을 것같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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