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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업계 유동성 위기 `큰불`은 잡았다

김성욱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6-22 09:55

지원 미지근…신뢰도 하락 부채질

종합금융회사들이 유동성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됐다. 정부가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은행이 종금사 발행어음을 매입해 주며 이에 따른 대지급을 예금보험공사가 보장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20일 부실 종금사에 대해서 공적자금을 투입, 정상화 시키기로 했다. 대주주의 책임하에 증자 등으로 자금을 확충할 수 있는 종금사는 후순위채 매입을 통해 지원을 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종금사에 대해서는 기존 고객과의 거래관계를 유지시켜 가면서 계약이전 방식을 지양하고 M&A나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 방식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종금사 문제는 은행의 자발어음 매입으로 사실상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거진 종금사의 유동성 위기는 짧게는 한국종금의 유동성 문제부터 시작됐다. 한국종금이 유동성 문제로 1대주주인 하나은행으로부터 85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종금사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종금부터 불거진 종금사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결국 종금업계 전반적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반인은 물론 법인 고객들이 종금사에 맡긴 예금 인출을 요구하고 나서게 됐다. 즉 소문이 현실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좀 더 거시적으로 보면 IMF 이후 종금사의 콜거래가 중단됐다는 사실이다. 종금사들은 그날 그날 부족분을 콜자금으로 활용해 왔으나 콜거래가 중단되면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이 결국 큰 문제로 부상하게 됐다는 것이 종금업계의 시각이다.

또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부실채권이 증가한 것도 종금사의 위기를 부채질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에 발표된 종금사의 지원대책은 구조조정과 유동성 회복을 위한 지원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일단 금감위는 7월20일까지 FLC기준에 따라 종금사 자산건전성 분류를 다시 실사해 적절치 못한 것으로 드러나는 종금사에 대해서 대주주에게 증자를 요청하거나 법률에 정한 요건에 따라 손실분담의 원칙에 따라 공적자금을 투입하거나 예보의 자회사하여 기존 기업들과 거래관계를 계속 유지토록 할 방침이다. 또 금년말까지 은행이나 증권사로 전환, 합병 또는 금융지주회사 내의 투자전문 자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유동성 지원을 위해 은행을 통해 종금사의 단기발행어음을 매입할 수 있도록 일반예금자와 동일하게 예금대지급 대상으로 하며, 이를 위해 종금사-은행간 크레디트라인을 구축 발행어음 매입한도를 설정하고 예금보험공사가 발행어음에 대한 우선 대지급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

또 종금사 지원을 전제로 한아름종금은 은행에 대해 4조원 미지급금을 대지급하게 되며, 자산관리공사의 부실채권 환매기간을 1년6개월로 연장했다.

이같은 지원대책 내용과 관련 종금업계는 문제발생시 정부가 뒤에 있다는 확신을 고객에게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 발표가 오히려 종금업계의 신뢰도 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종금업계의 반응은 비교적 냉담한 편이다. 종금사의 BIS 비율은 이미 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금감원의 실사도 마친 상태이다. 또한 FLC 기준도 6월 도입하기로 이미 결정돼 이에 따른 준비를 해왔는데, 이번 대책 발표는 종금사의 자산건전성에 큰 문제가 있다는 식의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은행이 과연 발행어음을 매입하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예보에서 이 자금에 대해 우선 대지급을 보장해 준다고 했으나 한아름종금의 대지급분도 전혀 보상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분에 대한 대지급 보장은 아무런 효과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대책발표를 하면서 3~4개 종금사가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각 종금사들은 일시적인 유동성문제만 해결되면 생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안정적인 대주주들이 있기 때문에 예보의 자회사로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예상되는 곳은 한국종금 이후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앙종금. 중앙종금은 지난 8일 전격적으로 제주은행과의 합병을 발표해 이번 대책과 별개로 지난 2월 발표된 종금사 발전방안과 시행 예정인 금산법에 따라 정부의 지원이 예상돼 왔다.

그러나 각 종금사의 이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할 곳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LC 기준에 따른 실사를 하게 되면 현재 적립된 충당금보다 약 30~40%를 더 쌓아야 할 것이며, BIS 비율도 약 3%P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증권, 은행 등과 합병을 추진하는 곳과 대주주가 포기하는 종금사는 이위원장이 생각하는 곳보다 많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지난 76년 한국종금의 설립으로 시작된 종금의 역사는 34년의 영욕을 뒤로 하고 금년말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 기자 wscorpio@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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