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 현대, 삼성, 대우등 대형증권사의 콜자금 또는 은행차입이 자본 운용에 적지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6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의 하루짜리 콜머니를 사용하는 곳은 삼성, LG, 현대. 반면 대우는 7월 만기도래 은행차입금이 3000억원에 달하지만 갚을 능력이 없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도와줘야 할 형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단 업계에서 콜머니의 사용은 자금운용의 최선책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5%대의 콜자금으로 8~9%의 채권에 투자하면 무위험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모주 청약대금 수조원이 끊이지 않고 들어와 콜자금을 언제든지 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히려 콜자금을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신용도가 높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며 “신용이 낮은 회사는 콜자금조차 사용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 조차 만기도래 은행차입금을 신용도가 높아지면 콜자금으로 떼울 방안을 강구중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휘말리 여지를 남기고 있다. 7ㆍ8월 위기설이 나돌때만 해도 미매각 수익증권 물량 증가, 증시침체, 증시자금 이탈 등이 겹치면 증권사중 몇 곳이 유동성 위기에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일시적인 충격이 덮칠 때 나서봐야 때를 놓치므로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권고였다.
그렇지만 증시가 다시 안정을 찾자 이런 위기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일단 이익을 쫓고나서 나중에 생각한다는 전형적인 무사안일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고려증권등 과거 도산한 사례는 유동성 위기설에서 기인한다”며 “위기설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은 증권사가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