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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합병 전방위 압박

박종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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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05-25 09:22

"합병만이 능사인가" 금융계는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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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은행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은행장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직 재경부나 금감원 고위관계자들이 직접 나서 어느 은행과 합병하라는 식의 주문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언론을 활용한 간접화법식의 주문은 IMF 직후의 1차 은행 구조조정 추진때 못지않게 연일 쏟아지고 있다.

언론 외에 금융연구원 KDI등에 근무하는 관 변학자들을 동원하는 것도 예전과 비슷하다. 이들은 한결같이 국내 은행들이 합병을 하지 않으면 곧 망할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이같은 간접화법으로 부족했든지 드디어 감독당국은 우량은행이라는 사실을 무기로 독자생존을 외치고 있는 신한 하나은행에 대해 상근부회장과 상근회장직을 폐지하도록 요구하고 나서 금융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은행간 합병을 유도하기 위한 감독당국의 압박은 이처럼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지만 과연 실제로 성사될 지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금융당국은 정부가 대주주인 조흥 한빛 외환은행을 금융지주회사 방식으로 묶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들 3개 은행은 우선 정서적으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 은행 관계자들은 “지주회사 방식으로 하더라도 1~2년 후엔 결국 대등합병처럼 헤쳐 모여를 해야하는데 상업 한일은행의 합병이 말해주지만 무슨 효과가 있겠냐”는 주장이다.

관계자들은 또 “지주회사 방식을 활용해 은행합병을 추진해 온 미국의 경우 가계금융 전문은행과 투자 전문은행이 결합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쪽으로 이루어졌는데 서로 복사판이라는 할 수 있는 3개 부실은행이 합쳐진다 해서 무엇이 달라지겠냐”고 덧붙였다.

일본의 미즈호 금융그룹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형 부실은행의 지주회사식 합병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시간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지주회사방식을 이용해 합병을 하게 되면 짧게는 1~2년, 길게는 2~3년 동안 현체제가 유지되고 이에 따라 인력 및 점포감축도 시간을 벌게되고 경영진도 현재의 임기를 채울 수 있어 급격한 합병에 따른 충격은 줄일 수 있지만 이는 눈가림에 불과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은 일본의 미즈호 금융그룹에 대한 시장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합병에 따른 비용절감, 경영합리화의 효과는 미미하고 코디네이션 코스트만 부담해야하는 지주회사식 합병보다 MOU에 따라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차라리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 현실적으로 가능한 합병 조합을 꼽는다면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빛은행의 이수길 부행장은 이와 관련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지주회사식 합병은 금융시장 불안을 위소하기 위해 2차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기사적인 조치가 시급하게 요구되고 우량은행들에 대주주로 포진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자신들의 이해와 상충되는 합병을 극력 반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당장은 공적 자금 투입은행간 합병이 가장 손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행장은 또 지주회사식으로 합병을 하면 인력 및 점포감축에 시간을 벌 수 있어 부담이 적다고 덧붙였다. 이부행장은 “정부가 3개 은행을 묶으면서 자산관리공사로 하여금 부실채권만 인수케 하면 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다”고 지적했다.

부실은행간 합병 외에 굳이 가능한 조합을 꼽는다면 현시점에서는 우량 후발은행간 합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 한미은행은 정서나 기업 문화측면에서 가장 유사성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하나 한미은행의 조합에 대해서도 반론이 만만찮다. 하나은행의 김종렬상무는 “하나 보람은행의 경우 모태가 투금사이고 원래부터 인력 구성이 다양해 다시 합쳐도 문제가 없었지만 한미은행은 은행계의 단일 혈통이어서 합병시 적지않은 갈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 하나 한미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합병을 해야 한다면 장기신용은행 꼴이 되기 쉬운 국민 주택은행과의 결합보다 사이즈가 비슷하고 기업문화도 합리적인 상호간 합병이 낫다는 것이 많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편 금융계에서는 올들어 몇 달째 언론을 중심으로 합병설이 난무하면서 은행원들이 심리적 무정부 상태에 빠지고 이로인해 조직의 내부통제가 어렵게 되는등 엄청난 코스트를 치르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금융당국이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일반 직원들은 물론 부점장 및 경영진까지 개인과 조직에 대한 장래 불안감으로 정작 중요한 과제인 기업 구조조정이나 영업활동 등 은행원 본연의 업무는 매우 소홀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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