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버지가 도대체 누구냐’는 다소 도발적인 문구의 타이틀이 내걸린 아이덴티진(www.identigene.com)의 홈페이지. 헤어진 이산가족 찾기의 가족애를 호소하는 고리타분한 홈페이지는 아니다. 아이덴티진은 배우자의 ‘바람기’를 침으로 잡는 독특한 사업영역을 가진 기업. 통상적인 유전자감식을 통한 친자확인은 혈액 채취를 통해 이뤄지는 탓에 번거로움과 두려움, 거부감 등으로 사용자 측면에서는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아이덴티만의 독특한 유전자감식법은 ‘타액 채취’를 통해 DNA를 감정하는 최첨단 기법. 혈액 표본이 필요치 않을 뿐더러 늦어도 10일 이내에 검사결과가 나온다. 의뢰인의 신분이 철저히 보장되는 것도 장점이다. 의뢰인이 직접 자신의 타액을 수집하는 ‘자가 채취’로도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
국내에는 방송인 ‘백지연씨 친자확인 파동’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의 경우 평균 한해 110여건 정도이던 의뢰건수가 지난해 하반기에만 230여건을 넘어섰다. 상속이나 이혼소송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국한됐던 친자확인이 성개방 물결을 타고 ‘의처증’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낳으면서 부쩍 늘고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아이덴티진은 93년 미국에서 설립됐으며 지난해 3월에는 ‘아이덴티진코리아(www.idtk.co.kr)’를 설립해 한국내의 유전자감식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덴티진코리아의 윤요셉이사는 “자가채취의 경우는 신분노출없이 아이와 아버지의 타액검사만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검사비용도 저렴하다.
간단한 검사의 경우 40만원이면 가능하고 법정소송용일 경우도 180만원 정도의 수준이다. STR(Short Tandom Report)측정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아이덴티진의 검사법은 PCR(폴리메라이제 연쇄반응)을 이용한 것. 타액속의 DNA검사는 물론 친자확인을 포함한 혈족연구, 정자감식, 일란성 쌍생아 연구등 이용 범위도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전미혈액은행위원회 공인 신원 검사기관인 아이덴티진연구소는 미국과 일본 법정에서 ‘바람기’퇴치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신원증명 분야의 최고 권위기관이기도 하다.
아이덴티진은 단순히 배우자들의 바람기를 잡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자체 검사기술을 활용해 ‘혈연찾기’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산가족들에게 있어서도 기억이나 주변상황 등 ‘심증적 증거’보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
아이덴티진코리아는 10년동안 친족들의 타액을 보관할 수 있으며 영구보존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올 3월께면 ‘스틱제품’을 출시해 더욱 간편한 친자확인을 유도할 계획이다. 여성들의 임신여부를 간단히 판별하는 ‘시약’과 같은 형태의 제품인데 미국 본사에서는 개발이 거의 완료됐다는 것이 아이덴티진측의 설명이다. 검사의뢰는 ㈜아이덴티진코리아(크로바서비스 080-465-0265).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