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갖가지 ‘벤처증후군’까지 난무하면서 주변 병원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는 기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벤처 ‘성공신화’를 급속히 대체하고 있는 괴담은 다름아닌 ‘5% 괴담’. 1월말 코스닥시장이 무너졌을 때부터 떠돌기 시작한 ‘5%괴담’은 3년 안에 현재의 인터넷 벤처기업 100개 중 5개만이 살아남는 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벤처열풍의 ‘사상누각설’의 시작이며 조만간 테헤란로의 도로소음을 벤처사장들의 곡소리가 넘어설 것이라는 끔찍한 극단론까지 돌고 있다.
물론 ‘5%괴담’에 대해 벤처열풍에 대한 반감과 벤처열풍에서 제외된 일부 개인들이 상대적 박탈감에서 만들어낸 허구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벤처사장들과 벤처캐피털회사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
‘5% 괴담’과 함께 성공신화 이면에 묻혀졌던 고뇌와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으로 인한 각종 증후군들이 불거져 나오면서 테헤란 밸리는 이색적으로 주변 병원들이 호황이라고. 각종 소화불량, 두통은 물론 불면증까지 호소하는 20~30대 젊은 벤처종사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는 것이다.
‘공실률 2% 미만의 신화’에는 최근 벤처기업 이전 외에도 병원들의 쇄도가 한 몫을 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다양한 인터넷 관련 병까지 유행처럼 번진다. VDT증후군은 기본 사양. 컴퓨터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벤처종사자는 인터넷증후군(Internet Syndrome)에 이어 인터넷강박증(Net Compulsion)에 시달리고 있다.
‘마우스포테이토族(감자칩을 먹으며 소파에 앉아 인터넷만 들여다보는 사람)’으로 까지 일컬어지는 이들은 벤처신화가 만들어낸 또다른 부작용인 셈이다.
특히 우울증, 충동성향, 현실도피등 극단적인 성향까지 만들어내는 ‘사이버 중독’ 증세는 실직이나 이혼등 사회적인 문제들을 양산하기도 한다고.
과거 미국의 ‘골드러시’때는 ‘골드’로 돈을 번 사람보다 작업복으로 쓰던 청바지나 금 캐는 곡괭이 장사꾼, 주변 여관들이 떼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있다.
어쨌든 벤처열풍 덕에 병원들도 한 몫을 단단히 챙기고 있는 셈이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