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박영수 광주은행장의 퇴진에 이어 서행장이 임기전 사퇴의사를 밝힘으로써 금융계에서는 은행권 최고 경영진 교체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퇴진 결정에 ‘후진에 대한 배려’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실제로 박영수 광주은행장의 경우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이라는 부분도 적지않게 영향을 미쳤지만 서행장은 지난 96년 취임이후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구은행의 경영기반을 탄탄히 하며 우량은행으로 도약 시킨 주역이다.
대다수 은행이 심각한 경영악화에 시달리던 97년과 98년 대구은행은 4차례의 유무상증자를 통해 생존기반을 확고히 했고 지난해에도 1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 자본금 규모가 6천21억원으로 늘었다.
대구은행의 건전경영이 해외에서도 인정 받음으로써 지난해 6월에는 5천만달러 규모의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FLC도입, 대우사태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대구은행은 522억원의 당기순이익 및 BIS비율 12.3%를 달성할 수 있었다.
결국 서행장은 남은 임기에 집착하기 보다 내실의 기틀을 다진 은행을 후진에게 물려주는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한 것. 평소 아동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지난해 어린이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던 서행장은 사퇴를 만류하는 직원들에게 “여기까지가 내가 맡은 소임이고 선진우량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명한 경영자가 은행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행장은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주총까지 현직을 유지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김극년 부행장이 후임행장으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현 기자 mi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