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투자(KTIC)주식이 오를만 하면 대량으로 매물을 내놓아 차익을 실현하는 등 KTIC 주주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김택氏가 이번에는 벤처캐피털회사를 차려 화제다. KTIC주식으로 번 돈으로 아예 창투사를 차려 자신이 직접 회사를 꾸려가겠다는 것.
이번 김택씨 움직임에 가장 촉각을 세우는 곳은 역시 KTIC. 혹시 KTIC 주주들한테 들었던 ‘욕’을 벤처캐피털설립을 통해 앙갚음 하려는 것이라는 의혹도 내부에서는 흘러 나오는 실정이다. 그만큼 KTIC와 김택씨간의 ‘감정싸움’은 골이 깊다.
김택씨는 일반투자자들 사이에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KTIC 주주들 사이에는 악명이 높은 인물. 유명한 ‘사채꾼’으로 통하며 영동백화점을 소유하고 있다 팔아치우고 번 돈으로 KTIC주식을 대거 사들여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지난해까지 김택씨 개인이 소유한 물량은 8백만주 정도로 KTIC측은 추산하고 있다. 특히 김택씨는 KTIC주식이 반등을 시도할 만 하면 대량 매물을 내놓아 차익을 챙기고 또 주가가 빠지면 대량으로 사들이는 등 KTIC로만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때 화가난 주주들이 기술투자를 ‘김택투자’로 부르던 것도 이 때문. 김택씨가 물량을 내 놓으면 주가가 빠지고 사들이면 주가가 오르는 것을 빗댄 말이다. KTIC 서갑수사장과 친인척 관계가 아니냐는 등 대주주 관련설이 꼬리를 물기도 했다.
지난 12월9일은 하루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김택씨가 사고 팔기도 했다는 것. 당시 총 거래량 186만주 중 매도량이 113만주인데, 김택씨 물량을 제외한 매도 주식수는 73만주에 불과했다. 김택씨만 없었다면 주가가 날아갈 수도 있었다는 것이 KTIC측의 설명. 지난해 팔아치운 물량만 5백만주 정도에 달한다. 전체 5천6백만주의 10%에 이르는 수치다.
코스닥증권측의 5% 이상 지분변동 공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9일 현재 김택씨가 소유하고 있는 KTIC 주식은 아직도 291만5046주. 김택씨 ‘물량’ 덕에 KTIC는 무상증자 발표 때 1만5천원대까지 치솟았던 주식이 반토막이 나있는 상태. 이유야 어쨌든 김택씨는 테크노의 빠른 호흡과 박자에 익숙한 N세대를 겨냥해 자본금 1백억원 규모의 ‘N벤처기술투자’를 지난해 말에 공식 출범시켰다. 현재 표면상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인물은 홍성혁씨. 묘하게 홍사장은 KTIC출신이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