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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금융 ‘경제구조 선진화 핵’ 부상

박호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1-12 20:37

기업 증시내 자금조달 10년만에 5배이상 증가

지난해 하반기 인터넷과 정보통신주를 중심으로 주가차별화가 심해지자 주식시장에서 소외된 기업들의 IR담당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IR담당자들은 주가관리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증권사와 투신사등 기관투자가들을 방문하는 등 동분서주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하는 직접금융시장의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한다. 대기업 계열사와 은행등 상당수 회사들이 경영진의 경영실적을 주가로 평가하겠다고 공표한데다 주가하락으로 올해 예정된 자금조달 일정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돼 담당자들의 민감한 반응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의 진단대로 기업의 자금조달 중심축이 금융기관 대출등 간접금융에서 직접금융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상장회사들이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지난 90년 14조원에서 지난해 71조7238억원을 기록, 불과 10년도 안돼 5배이상 증가했다. 이에비해 기업들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한 간접금융 조달규모는 97년 43조원에서 98년 28조원, 지난해는 9월말 기준 37조원을 기록,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업공개, 유상증자등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실적은 41조124억원으로 지난 90년 2조9000억원에 비해 1400%가 증가하는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 또는 등록한 규모도 지난 98년 8개사 2992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총 119개사, 3조8233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에비해 지난해 기업들의 채권발행은 총 30조71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4.8% 감소했다.

이같은 직접금융시장의 성장세는 수요기반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주식시장에서는 거래소 시가총액이 340조원을 넘어섰고 코스닥시장도 9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거래소시장의 하루 거래량이 3억주 안팎으로, 1년전에 비해 2배이상 증가했으며 고객예탁금도 2조원을 넘어섰다. 투신을 통한 간접투자시장도 200조원에 육박하고 뮤추얼펀드 도입등을 통해 탄탄한 매수기반을 형성해 오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기반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수많은 벤처캐피탈회사가 설립되고 엔젤투자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도 약정투자나 자금대여등 대출을 통한 수익창출 구조에서 직접투자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중심축이 직접금융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국내 경제구조의 선진화를 반증하고 있다. 간접금융 위주의 낙후된 자금조달 구조는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상승시켜 기업의 재무구조 악화와 금융기관의 대출자산 부실화의 악순환을 초래했다.

이에비해 증시에서의 자금조달은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의 가치와 신용도를 시장에서 평가받아 기업경영의 선진화를 유도한다.

정부가 기업들의 부채비율 200% 유지를 요구하고 수탁계약서제도 도입을 통해 채권자들의 기업경영 감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 또한 기업경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자금조달 구조는 낙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기업의 차입과 기업신용 등 간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이 미국의 17.2%의 3배에 달하는 54.4%인데 비해 주식과 회사채 발행등 직접금융 조달비중은 45.2%로 일본에 비해서는 높지만 미국의 72.8%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직접금융시장의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제반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이를위해 가계부문의 자금흡수를 위한 제도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평섭연구원은 “719조원에 달하는 국내 가계부문의 금융자산중 55.6%가 예금과 현금의 형태로 운용되는 반면 미국의 가계부문 금융자산의 50%가 유가증권에, 30%가 개인연금에 투자돼 있다”며 “가계부문의 금융자산과 자본시장을 연결시켜 줄 수 있도록 국채발행 형태를 다양화하고 자산담보부채권 발행 확대, 파생상품시장 허용등 금융상품의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공시강화등 증권거래의 투명성 제고, 금융기관 및 기업의 불공정행위 감시강화, 투신을 비롯한 금융기관 정상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자본시장 접근 채널 다양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반영, 올해를 ‘자본시장 발전의 해’로 설정하고 광범위한 자본시장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자본시장 발전방안은 이번달말 1차 보고서가 제출될 예정이다.



박호식 기자 hos@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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