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와 관련이 없는 주식은 아예 ‘雜株’로 분류될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으로부터 철저히 소외된 반면 관심주는 끊임없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차별화’를 넘어 ‘양극화’되고 있는 장내의 편가름 현상은 산업구조 발전방향에 비추어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측면도 있지만, ‘테마’로만 해석하기에는 지나친 감도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기의 우리경제가 과도한 주가 양극화를 몰고 온 또 하나의 동인이라고 보고 있다. 일례로 부채비율을 200%로 맞춰야하는 대기업들이 호황 장세를 타고 엄청난 증자물량을 쏟아냈다는 점을 등한시하면 안될 것 같다.
수급에 균형이 깨질 정도의 공급요인들이 가격 하락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시가총액이 일반제조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일부 공기업의 주가가 가볍게 뛰어오르고 있는 것은 그 반대의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통물량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주가가 양극단으로 벌어지면서 실적과 지표등 재무적인 요인을 보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견디기 어려운 손실에 허덕이게 됐다.
‘종합지수’의 환상에 젖어 바닥이라고 보고 투자한 개별종목들이 끝없는 하락행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발빠르게 ‘테마’에 올라탄 투자자들은 기대 이상의 고수익을 시현해 희비가 교차했다.
새해에도 이러한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일부 종목이 순환매에 의해 다소 탄력을 받을 수는 있다는 분석.
증시가 문을 연 이래 관심주와 소외주는 항상 있어왔지만, 이번처럼 강하게 시장의 흐름을 지배한 적은 없었다.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인터넷을 매개로 한 ‘정보통신 혁명’이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변화를 초래할지, 기존의 주력 산업이 새 패러다임에 어떻게 적응해가는지 예의 주시하지 않는다면 증시에서 승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