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환율 급락을 맞아 무역업계는 이날 긴급수출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에 환율안정 대책 마련을 공식 건의하기에 이르렀다.
재정경제부도 원화절상 속도와 폭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오는 15일께 발행할 예정인 외평채 규모를 당초의 5천억원 보다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등 환율하락 저지에 나섰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의 급락세가 계속돼 13.5원이 내린 1천126원으로 마감, 지난 97년 11월27일(1천119.5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10.50원이 하락하며 1천130원대로 밀린데 이어 이날도 낙폭이 커지며 2년여만에 1천12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날 환율은 전날 종가 근처인 1천139.5원에서 시작해 외국인 및 기업체 매물로 1천135원 안팎까지 밀리자 치열한 매매공방이 전개되며 하락세가 일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정책매수세 강도가 그리 강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면서 1천120원대로 내려앉았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장끝무렵 외환당국의 종가관리성 매수세가 취약한 것으로 여겨지자 대기중인 기업체 매도물량이 출회돼 1천120원대로 밀렸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물가안정과 금리안정, 엔고 등을 감안해 정부가 환율하락을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환율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경상수지 악화를 초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우리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는 오는 15일께 당초 예정된 외평채 5천억원어치에 일정액수를 추가해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여 외환수급 조절에 적극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딜러들은 저지선인 1천150원이 무너지고 매도세가 워낙 강한 탓에 강도높은 수급조절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김재철닫기김재철기사 모아보기(金在哲) 한국무역협회장과 현명관(玄明官) 삼성물산 부회장, 이원호(李源浩) 중소기협중앙회 부회장 등은 이날 오후 환율하락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가진데 이어 산업자원부를 방문, 정덕구(鄭德龜) 장관을 만나 수출업계의 애로점을 설명하고 환율안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건의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