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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회원모집 자체 암행점검

박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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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1999-11-11 16:20

사업부제 정착 안되고 전산통합 늦어진 데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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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만행장은 지난 8일 열린 한빛은행 정례 임원 부점장 회의에서 관계자들을 크게 질책했다. “대형 2개 시중은행이 합병한 은행으로서 영업실적이 왜 이렇게 부진하냐”고 김행장은 다그쳤다.

은행장이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다소 오버해서 질책한 사항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문제라고 말해서는 곤란하겠지만 한빛은행은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총수신, 수출입, 신용카드등 영업관련 계수가 시원찮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국민은행과 거의 비슷했던 총수신은 지난 10월말 현재 49조9천억원을 기록, 국민은행에 비해 8조원 정도 뒤지고 있다. 조흥은행이나 외환은행은 올들어 총수신이 모두 늘었는데 한빛은행만 감소한 것도 부담이다.

영업실적에서의 부진은 총수신에 그치지 않고 외환관련 수출입 실적이나 리테일업무의 핵심인 신용카드 영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한빛은행은 수출입이나 신용카드 실적이 하나같이 전년동기 또는 전년말에 비해 감소했다.

영업실적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충당금적립전 이익은 올해 한빛은행이 1조6천억원, 조흥 외환은행은 각 1조1천억원으로 예상돼 두 은행에 비해 한빛은행이 크게 앞서지만 과거 상업, 한일은행을 합한 경상이익이 조흥 외환은행의 1.7~1.8배정도 였음을 감안하면 만족스런 수치는 아니다.

합병은 한빛은행만 한 게 아니고 조흥은행도 했고, 사업부제 도입 역시 조흥 외환은행 모두 진행중인데 왜 한빛은행만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할까. 지난해 두 은행이 합병을 단행하면서 기대했던 합병은행으로서의 시너지 효과는 왜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한빛은행의 영업부진에 대해서는 은행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개인고객본부, 기업고객본부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영업실적 부진’이라는 말을 우선 강하게 부정한다. 천현주 기업고객본부장은 “총수신의 경우 지난해 말에 비해 감소한 것이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외형이 아니고 수신구조”라고 주장했다.

천본부장은 “통장예금이나 기업자유예금등 저원가성 자금조달은 다른 은행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으며 고율의 정기예금이나 CD, RP등을 늘리면 하루아침에 외형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혔다. 수출입실적 역시 국내 은행들의 경우 껍데기 숫자가 많기 때문에 외형만을 보고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영업관련 실적부진을 과거의 허수, 또는 거품계수가 빠지는 것으로 보는 쪽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영업점 평가시스템 변경이나 사업부제 도입, 고객이수관 작업등이 완료돼 정착되면 한빛은행은 무한한 저력을 발휘할 것이며 양과 질에서 모두 경쟁 은행들을 훨씬 앞설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진만행장이나 이수길부행장 역시 영업 담당자들을 자주 질책하지만 내심 이같은 자신감과 확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선 영업점 등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외형이 아닌 수익위주의 영업을 강조하지만 외형이 전제되지 않는 수익확대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업부제를 기초로 한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은 자질이 우수한 소수의 점포장들에게는 유효한 제도겠지만 다수의 일반 점포장들게는 비효율적이며 과거의 기능식 조직이 오히려 맞는 시스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빛은행의 영업관련 계수가 빠지는 이유로 전산통합이 늦게 이루어졌고 대등 합병에 따른 내부 조직정비에 전력을 쏟은 결과 영업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사실 등과 함께 이른바 한지붕 두가족 형태의 1점포 2영업점장 체제 도입이 우리나라의 영업풍토에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MIS등 경영관리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아 사업본부에서 제대로 일선 영업점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는 한빛은행만이 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흥 외환등 다른 은행들도 고민하고 있는 대목임을 감안하면 한빛은행의 영업부진을 설명하는 충분한 이유는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빛은행 밖에서는 ‘대등 합병’에 근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상업, 한일은행간의 대등합병으로 상대적으로 조직의 갈등이나 피로가 심할 수 밖에 없고 이같은 상황에서 한빛은행은 사업부제등 개혁적 조치들을 현실을 감안하기 보다 원론에 충실한 방향으로 추진한 결과,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다.

한빛은행의 영업관련 계수 부진은 그 해석에서 처방에 이르기 까지 행내외 여러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기존의 거품계수를 줄이고 개혁적 조치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한빛은행이 현재 추진중인 경영개혁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시그널인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면 기자 myu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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