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패턴 역시 급변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고금리 체제하의 약정투자, 자금대여 중심의 보수적이고 낡은 투자패턴은 주식, 전환사채등의 순수투자와 ‘벤처펀드’ 중심의 공격적인 투자패턴이 갈아치우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이같은 투자붐을 ‘벤처펀드’ 결성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벤처펀드는 봇물같이 쏟아지고 있다. 상반기에 생긴 펀드 수만 27개. 지난 한해동안 꾸역꾸역 결성된 14개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투자규모도 만만치 않다. 이중 벤처캐피탈 회사가 쏟아부은 돈만 1백99억원. 벤처펀드를 조성하면 10%를 의무적으로 출자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이정도 투자규모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총 조성액도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깨고 있다. 지난 8월말까지 27개 펀드의 총 조성액은 1천2백27억원. 지난 8월말까지의 투자누계 총액인 2천2백78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정통부의 가세는 벤처펀드 붐을 더욱 부채질한다. 정통부는 벤처캐피털회사와 함께 1천억원을 쏟아부어 정보통신분야 중소 벤처기업의 창업 및 기술개발을 지원키로 했다.
9월중에 대기하고 있는 펀드는 총 5개. 9월초에 정보통신전문투자조합의 업무집행 조합원으로 선정된 창투사는 총 8개사며 이중 스틱IT벤처투자, LG창투, 한국기술투자(KTIC), 한국IT벤처투자, 현대기술투자등 5개사가 9월중에 정보통신전문투자 펀드를 만든다.
규모도 상당하다. 한국기술투자 1백20억원, 현대기술투자 1백50억원등 전부가 1백억원을 훨씬 웃돈다. 나머지 우리기술투자, 한국드림캐피탈, 한국개발투자금융등 3개사는 정통부가 추가 예산이 확보되면 조합결성을 추진키로 했다.
개별사들의 단독 펀드구성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M&A펀드, 스타펀드등 각종 테마펀드를 선보이며 펀드붐에 앞장서고 있는 코미트는 또다시 새로운 벤처펀드 모집을 구상중이며 한미창투도 액면분할, 실권주공모등 유상증자와 관련한 작업이 끝나는대로 벤처조합 결성을 계획중이다.
그러나 벤처투자 붐이 순탄치만은 않다. 최근 중기청이 추진하고 나선 공모형태의 벤처펀드결성 제한이 가장 직접적으로 찬물을 끼얹고 있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KTIC의 구조조정 펀드, 코미트의 M&A펀드의 고객들 역시 동요하고 있다. 무슨 문제가 있지는 않는 가 해서다. 형평성 논란도 간단치는 않다. KTIC와 코미트의 공모형태 투자펀드 모집은 은근슬쩍 넘어가고 타 창투사의 공모펀드 모집을 제한한다는 것은 감독당국으로서도 막을 마땅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부산지역부터 퍼지고 있는 ‘파이낸스 사태’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출자형식으로 불법으로 조성하던 각종 펀드들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고객들의 불신감이 확산, 펀드조성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탓이다.
그렇더라도 당분간 투자펀드 붐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이견은 별로 없다. 공모형식이 아니더라도 기관들을 상대로 사모가 가능하며 정부의 지속적인 벤처지원의지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