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금융계 일각에서는 회사채 발행 및 거래가 실종되면서 ABS가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더블A 안팎의 비교적 높은 신용등급이면서도 이율도 회사채에 50bp가량의 스프레드가 붙기 때문에 투자 메리트가 높다는 것. 실제로 이달 초 토지공사의 ‘부동산 ABS’ 4천50억억원 어치가 전량 매각됐고 이중 은행권이 2천1백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이와 함께 유통시장에서의 거래도 점차 활발해 지고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최근 열린 자산유동화 관련 세미나에서 중앙대 오규택 교수는 이미 발행된 ABS중 10% 이상 유통된 ABS가 12종목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중 성업공사가 발행한 ‘캠코미래 제1차 유동화 1-4’는 유통/발행 비율이 2백44%에 달했으며 삼성캐피탈의 ‘퍼스트 유동화 1회무’ 역시 2백3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아직 ABS의 유통시장이 형성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대우사태 및 투신사 유동성 부족이라는 악재에 의해 채권시장이 붕괴 위기로까지 몰리면서 ABS 시장 조성도 상당기간 후퇴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수익률, 안정성 등 여러면을 고려해도 회사채보다는 상품가치가 높지만 거래가 안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이 실세금리 10%대에서 11.2%로 인수했던 ABS를 최근 같은 가격에 시장에 내놨지만 매수 오퍼를 내는 기관투자가는 없었다.
금리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속한 딜링이 가능한 채권이 선호되고 있는데 아직 원화 ABS는 이런 환금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최근 일부 종목에서 이뤄진 거래는 투신사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비정상적인 유통’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채권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하고 발행물량이 3조원을 넘어서는 내년 상반기쯤에는 ABS의 시장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무보채 시장의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이 차별화된 ABS가 새로운 주력 상품이 될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