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증권등 일부 재벌그룹계열 증권사들이 대규모 주식형 펀드를 잇따라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펀드운용과정에서 동일계열사가 발행한 주식을 수시로 편입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재벌그룹들은 펀드에 그룹주들을 편법으로 편입하는 방법을 통해 주가를 끌어 올린 뒤 증권시장을 통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그룹사들의 자금조달규모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증시주변에는 일부 재벌그룹계열 증권사와 투신운용사가 대규모 펀드를 활용해 계열사 주가를 상승시킨 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다음 그룹사들의 부채비율 감소 등의 시나리오를 추진하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한 상태다.
실제로 최근 주식형 펀드인 `바이코리아(Buy Korea)`를 대대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현대증권 계열 그룹사 주가의 경우 펀드 판매 직전인 지난 2월말 이후 한달여만에 현대증권주를 포함한 일부 금융회사 및 제조업 회사 등 18개회사(우선주제외)의 주가가 평균 35.2%나 오르는 고수익율을 기록하고 있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 판매 및 현대투신운용의 펀드운용이후 증시에서 현대그룹계열사주식에 대한 대량거래가 형성되는 등 투자자들의 뇌동매매현상이 일어나는 기 현상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2월26일 6천3백40원을 기록하고 있던 현대산업개발주가는 한달여만인 지난 4월2일 1만4천5백원을 기록해 무려 1백28.7%라는 획기적인 수익율을 시현했다.
또 고려산업개발 과 현대증권주는 이기간 동안 각각 79.7% 와 73.5%의 높은 수익율을 시현한데 이어 금강개발 과 현대해상주 등도 50% 이상의 고수익율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주가를 실적이나 재료 등을 통한 정상적인 기준이 아닌 인위적인 방법으로 상승시킨 후 증자 등의 방법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게 될 경우 주가 하락시 일반투자자들의 심각한 피해가 불가피 하다"고 우려했다.
관계자들은 또 "현행 투신업법에 펀드운용과 관련 동일계열사 주식은 전체 신탁자산의 10%를 편입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다"고 강조하고 "재벌 및 대기업계열 증권회사 나 투신운용회사가 판매,운용하고 있는 펀드에 대한 운용내용을 감독기관에 수시로 보고하도록 하거나 제대로 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기적인 감독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지난해 현대건설 2천3백억원등 10개사 17건에 총 1조8천2백75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으며, 금년들어서도 현대상선 2천3백40억원 등 9개사 9건에 총 2조1천27억6천7백만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임상희 기자 l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