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발행된 회사채 물량은 지난달 말에 비해 70% 이상 감소했으며 유통 역시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의 투신사 미스매칭에 대한 단속 움직임이 이들의 채권 편입을 움추리게 한데 이어 국채전문딜러(프라이머리 딜러)에 선정되기 위해 은행·증권사들이 국채 매수에 열을 올리면서 회사채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높은 스프레드에도 불구 회사채 발행이 가능했던 신용등급BB 수준 기업체들의 회사채 발행까지 크게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회사채 발행물량은 3천2백90억원으로 지난달 말 1조3천4백45억원에 비해 75%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시장의 급속한 위축은 우선 투신사 수익증권의 장단기 미스매칭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로 투신권의 채권 매수가 사라지면서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투신사의 채권 매수 규모는 4조8천5백억원으로 1월에 비해 50% 이상 줄어 들었다.
이와 함께 회사채 시장 축소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프라이머리 딜러에 선정되기 위한 은행 투신간의 국채 매입 경쟁으로 이들 금융기관이 회사채 매수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증권사들은 이달부터 6월까지 국채 매입 실적에 따라 프라이머리 딜러에 선정되는데 당초부터 회사채보다는 국채 매입에 치중했던 은행은 물론, 증권사들 역시 국채 매수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1조원 어치의 국채 발행시 1조9천억원이 응찰하면서 국채 금리는 6.95%에서 6.31%으로 폭락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투신권의 회사채 매수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프라이머리 딜러에 선정되기 위한 금융기관 간의 국채 매수 경쟁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며 "국채가 회사채를 구축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주부터는 신용등급 BB 수준의 기업체의 회사채 발행이 다시 어려워지고 있다. "5대그룹 회사채 보유제한 조치로 발생된 자금분산 효과도 국채의 영향으로 시들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5대그룹 회사채 보유제한 조치 철폐로 채권 유통시장의 활기를 되찾은 후 투신사들이 자율적으로 장기채 편입 비중을 낮추도록 유도하는 한편 프라이머리 딜러 역시 신청한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그간의 국채 인수실적 등 종합적인 기준으로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