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매입비율에 대한 금융기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다른 채널을 통한 부실채권 처리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오는 9~10월경 1조5천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성업공사에 매각할 예정이었던 기업은행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ABS 발행으로 처리 방법을 변경할 계획이다. 성업공사에 매각할 경우 채권매각손이 4천억원 이상 발생하게 되는데 ABS 발행이 성사될 경우 매각손을 큰 폭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기회복으로 부실채권 매각이 순조로워지고 채권 가격 역시 오르고 있는데 성업공사의 무담보채권 3%, 담보채권 45%는 시장상황에 맞지 않아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성업공사의 업무 경직성으로 채권매매 과정에서 은행 고유의 절차와 방식이 철저히 배제되는 것도 성업공사로의 채권매각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민, 신한, 한미 등 일부 시중은행들은 외국계 투자은행과의 합작을 통한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제도상의 문제가 풀릴 경우 상당수의 은행들이 배드뱅크를 설립을 통한 부실채권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