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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신약’ 뛰어넘은 SK바이오팜…최윤정이 이끈 1.5조 결실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26 00:00

세노바메이트 971억 결실…‘오픈 이노베이션ʼ 속도
전문성 갖춘 최윤정, 사업개발 넘어 전사 전략 총괄
오파칼림·1ST-104 확보…RPT·TPD 신사업 가속

▲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이미지= 생성형 AI

▲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이미지= 생성형 AI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에스케이바이오팜(SK바이오팜)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단일 신약 의존에서 벗어나 외부 유망 기술을 적극 도입,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 이 같은 과감한 체질 변화와 전사 중장기 성장 전략의 중심에는 SK그룹 바이오 사업의 키를 잡은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이 서 있다.

전문성 갖춘 최윤정닫기최윤정기사 모아보기 본부장…중장기 전략 총괄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이를 전면 지휘하는 최윤정 전략본부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1989년생인 최 본부장은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의 장녀이자 그룹 내 최연소 임원으로, 바이오 분야의 학술적 전문성과 현장 실무 경험을 겸비한 리더로 평가받는다.

최 본부장은 중국 베이징 국제고를 거쳐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이후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을 거쳤다.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에 선임매니저(대리급)로 입사했고, 2019년에는 휴직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생명정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바이오 분야 전문 지식을 축적했다. 2021년 7월 복직한 그는 2023년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장을 거쳐 같은 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사업개발(BD)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기존 기술 도입 중심의 BD 본부장에서 회사의 전사 중장기 전략 수립,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신사업 검토 등 거시적 성장을 총괄하는 전략본부장으로 이동해 전사 경영 전반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 본부장의 리더십을 ‘전문성에 기반한 실행력’으로 평가한다. 뇌과학과 데이터 바이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와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실제 기술 도입(라이선스 인, LI)과 대규모 투자 계약 및 전사 성장 로드맵으로 연결하는 전략 수립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본부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SK바이오팜은 독자 연구개발(R&D)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외부의 우수한 기술을 발굴·도입하는 글로벌 사업개발 중심 기업이자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춘 바이오텍으로 체질을 전환했다.

세노바메이트 현금흐름 바탕…1.5조 기술 도입 성사

최 본부장이 이끌어낸 대표적인 성과는 주력 분야인 중추신경계(CNS) 영역에서의 대규모 기술 도입이다. 공격적인 외부 기술 발굴 및 투자가 가능했던 바탕에는 회사의 캐시카우인 세노바메이트가 창출하는 재무적 기초체력이 자리잡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뇌전증 신약으로, 회사의 실적 성장을 견인해 온 핵심 자산이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세노바이트의 처방 수(TRx)가 늘면서 SK바이오팜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474억 원, 영업이익 971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2분기 미국 단일 매출만 2244억 원에 달하는 등 확실한 현금 창출원 역할을 공고히 한 것이다.

최 본부장은 세노바메이트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최근 오파칼림과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들여오는, 총 1조5000억 원 규모의 LI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8월 미국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독점권을 확보한 뇌전증 치료 후보물질 ‘오파칼림(BHV-7000)’ 계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약 1조1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계약으로, 오파칼림은 세노바메이트의 2032년 10월 미국 물질특허 만료에 대비한 후속주자이자 미국 현지 직판 영업망을 활용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이다.

이어 지난달 국내 바이오 벤처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로부터 파킨슨병 신약 발굴 프로그램 ‘1ST-104’의 글로벌 독점 기술 도입 계약을 했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4308억 원이다. 도입 기술은 파킨슨병의 주요 발병 기전에 관여하는 c-Abl과 Type II LRRK2를 동시에 억제하는 저분자 화합물 기반 신약 후보물질이다. 리소좀 기능 이상과 알파-시누클레인 병리를 동시 조절하는 초기 파킨슨병 치료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는 공격적인 외부 기술 도입 속에서도 자체 R&D 투자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972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하며, 지난해 연간 전체 연구개발비 1743억 원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를 유지했다.

RPT·TPD 항암 모달리티 확장…차세대 성장 동력 구축

최 본부장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은 중추신경계 질환을 넘어 차세대 항암 모달리티 분야로 확장 중이다. 최 본부장은 세노바메이트 이후를 이끌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와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을 낙점하고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RPT는 표적 물질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해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항암 기술이다. 최 본부장은 RPT 사업 로드맵 수립을 직접 총괄하며, 미국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치료용 알파핵종 동위원소인 ‘액티늄-225(Ac-225)’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료 수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에 힘입어 SK바이오팜은 지난 1월 RPT 신약 후보물질 ‘SKL35501’에 대해 FDA로부터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는 등 구체적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아울러 최 본부장은 전략투자팀장 시절 주도했던 미국 TPD 전문기업 프로테오반트를 인수, 현지 연구 거점으로 재편한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는 암 원인 단백질을 직접 분해·소멸시키는 차세대 항암 플랫폼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소다. 현재 SK바이오팜은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가 보유한 분자접착제 스크리닝 플랫폼 ‘MOPED’를 활용해 TPD 신약 후보를 개발 중이다.

최 본부장은 지난 3월 파이프라인 임상 준비 등을 위해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에 3500만 달러(약 512억 원)를 출자하는 등 차세대 항암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는 최 본부장이 추진하는 다각화 전략을 두고 세노바메이트 단일 제품 리스크를 완화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끄는 요인으로 평가한다. 세노바메이트의 수익을 기반으로 오파칼림·파킨슨병 등 CNS 라인업을 강화하고, RPT·TPD 등 신규 항암 플랫폼을 더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 본부장은 학술 지식과 딜 메이킹 역량을 바탕으로 SK바이오팜의 체질을 외부 기술 발굴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는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변화시켰다”며 “파킨슨병 신약과 RPT를 포함한 후속 파이프라인의 개발 성과가 가시화될수록 글로벌 빅 바이오텍으로서의 입지는 공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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