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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솔리다임 IPO 검토 중단…주가 부진·중복상장 부담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23 10:10

시장 조정에 상장 실익 재검토
미국 반도체주도 AI 투자 우려에 급락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적용 확인
투자재원 확보 방안은 다시 짜야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하이닉스가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검토를 중단했다. 반도체주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기대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진 데다 중복상장 논란과 금융당국의 규제 방침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장 검토 중단이 솔리다임의 성장 전략이나 투자 필요성까지 접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늘면서 생산능력 확대와 미국 내 투자재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투자 시기와 규모, 자금조달 방식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주가 조정에 상장 실익 재검토

23일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와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5일 해명공시를 통해 상장 준비 사실이 알려진 지 79일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자사 뉴스룸을 통해 “현재 IPO가 SK하이닉스와 기존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솔리다임의 성장 가능성이나 투자 필요성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10월 1일 종가와 비교하면 21일 종가 기준 30.1% 하락했고, 22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5.49% 내린 12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시장에서도 우호적이지 않다. 22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ADR은 전 거래일보다 8.06% 하락한 131.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6.7% 급락했다. 미국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현지 반도체주 조정까지 겹치면서 솔리다임의 상장 기업가치를 평가받기에도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SK하이닉스 ADR(SKHY) 주가 추이. 출처=구글파이낸스

SK하이닉스 ADR(SKHY) 주가 추이. 출처=구글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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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상장을 강행하면 당초 기대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공모가격이 낮아지면 외부 자금조달 규모가 줄고, 기존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 효과도 제한된다. 상장으로 얻을 수 있는 자금과 지분 희석 부담을 비교해 추진 시점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커진 것이다.

금융당국 규제 방침에 주주 반발까지

시장 상황 외에 중복상장 논란도 상장 추진에 부담을 더했다. 기존 SK하이닉스 주주들은 솔리다임이 별도 상장하면 사업 성장에 따른 이익이 신규 주주에게 나뉘고, 모회사 주주가 누리는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솔리다임 상장 추진과 관련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의 이해상충 가능성을 제기했다. 솔리다임에 투자재원이 필요하더라도 현금 여력이 있는 SK하이닉스가 직접 출자하는 편이 기존 주주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기존 사업을 물적분할해 만든 회사와는 출발점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법인이기 때문이다. 별도 상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존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렇더라도 상장 이후 지분 희석과 이익 배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주주가치 논란을 피하기는 어렵다.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금융당국도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억원닫기이억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직적 지배구조 아래 있는 계열사에 적용된다”며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 등이 모회사로서 5대 주주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찬진닫기이찬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도 19일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이 중복상장 규정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금융위도 금감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 이사회 결의, 관련 내용 공시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해외 상장이라도 규제 대응을 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투자재원 확보 과제 여전

상장 검토는 중단됐지만 솔리다임의 투자재원 확보 과제는 남아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eSSD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이 필요해서다. IPO는 외부 자금을 유치해 투자 부담을 나누는 동시에 솔리다임의 성장 잠재력을 별도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방안으로 검토됐다.

대안은 SK하이닉스의 직접 출자 등이다. 다만 직접 자금을 투입하면 모회사의 투자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외부 자본을 유치하면 지분 희석과 주주 간 이익 배분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자금조달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을 고민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투자 시기와 규모, 재원조달 방식 등을 검토하며 솔리다임의 성장과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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